내쳐진 '한때 친윤' 나경원, 출마 쪽으로 한걸음 한걸음씩

대언론 단체대화방 개설돼 입장 적극 알려…측근들 "출마는 기정사실"
尹순방 고려 이번주는 '장고 모드'…尹 귀국 즈음 최종입장 표명 관측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에서 '해임'된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로키' 행보 속에서도 3·8 전당대회 당권 도전 쪽으로 한 걸음씩 더 나아가는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이 진행되는 이번 주가 사실상 출마 결행을 앞둔 '마지막 장고'의 시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13일 윤 대통령의 저출산위 부위원장 및 기후대사직 '동시 해임' 조치 직후 나 전 의원의 행보가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반윤(반윤석열) 우두머리"(장제원 의원) "제2의 유승민은 당원들이 거부할 것"(박수영 의원) 등 친윤(친윤석열)계의 거센 비난 공세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해임 이후 나 전 의원과 주변 움직임은 이런 관측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전날 나 전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새해 첫 순방길에 오른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건강하게 잘 다녀오시라"는 인사말을 전했다.

최근 며칠간 지방에 머무른 나 전 의원이 귀경 후 내놓은 첫 메시지였다. '윤심'(尹心·윤 대통령의 의중)이 전당대회 표심에 미칠 영향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같은 날 나 전 의원을 돕는 실무진 주도로 취재진과 온라인 메신저 단체 대화방도 개설됐다.

당장 이 대화방은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와의 당 대표 선호도 조사 적절성 공방과 관련, 나 의원측 각종 입장 자료를 쏟아지는 대언론 창구로 역할을 시작했다. 나 전 의원 주변에서는 재선 출신 박종희 전 의원과 김민수 당 혁신위원 등이 본격적으로 활동에 나섰고, 정양석 전 의원 등도 정무적 조언을 하는 모습이다.

그의 측근들로부터는 "출마는 기정사실화 했고, 시기만 조율 중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는 전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윤 대통령이 귀국할 오는 21일 즈음에는 어떤 형태로든 입장 표명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해임된 마당에 시기를 앞당기자는 의견도 일부 있었지만, 나 전 의원은 "대통령이 자리를 비운 때에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 전 의원은 일단 이번 주 초까지 '장고 모드'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당분간은 가까운 인사들과 향후 행보를 논의하며 숙고의 시간을 갖겠다고 나 전 의원은 설명했다.

지방으로 잠행 일정을 재개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물론 출마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뿐 아니라 그 이후에도 나 전 의원의 앞날은 험로가 예상된다.

한때 '친윤'으로 분류됐던 나 전 의원이 굳어지는 '반윤' 이미지에 대한 부담감을 극복할 수 있을지가 문제라는 게 측근들의 얘기다.

출마를 결행한다면 원내 친윤계의 압박은 조직적으로 더욱 강도 높게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나 전 의원 측은 "원외에다 '멀윤'(멀어진 친윤)으로 낙인찍힌 상황"이라며 "현역 의원들의 지지를 기대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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