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새해 CES가 던진 화두

방승찬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원장
CES는 당해년도에 펼쳐질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나침반’으로 불린다. 해마다 수백 개에 달하는 혁신기업이 선정되고 이들은 곧바로 증권시장에 상장되기도 한다. 올해 행사에서는 CES의 앞 글자를 따서 연결성(C), 환경(E), 지속가능성(S)을 주요 화두로 내놨다. 최첨단 기술로 인류 과제를 푼다는 의미의 ‘인류 안보(human security)’를 들기도 했다. 지난 3년간 코로나19를 경험하며 전 인류가 겪은 고통의 산물이라고 생각한다.

디지털 기술은 이제 인류에게 ‘보다 작고 빠르게 그리고 편리하게’만을 선사하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19와 같은 대역병 앞에서 사람의 목숨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로 재탄생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CES에서는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이처럼 ICT는 단순히 하나의 독립적인 기술 도메인을 뛰어넘어 다른 산업과의 융합 시대로 본격 진입했다. ICT가 마치 산업의 비타민처럼 곳곳에 녹아 스며들어 가치를 향상하고 서비스 산업의 진화를 채근한다.4차 산업혁명의 대표 기술인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은 여전히 중요시되는 핵심 기술로 CES에서 선보였다. 구글과 아마존 등은 자사의 빅데이터, 클라우드 핵심 기술을 중심으로 보여줬고 글로벌 가전시장에서 홈 IoT의 연결성에 대한 경쟁 또한 치열했다. 탄소중립 핵심 솔루션과 친환경 의지가 담긴 기술들 또한 전시회가 갖는 소비자가전 중심의 기존 틀에서 이채로웠다.

디지털 전환, 즉 ‘디지털’이라는 파도에 누가 먼저 어떻게 올라타느냐가 관건이 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국가핵심원천기술 개발의 ‘선구자’가 되고자 한다. 연구진은 ICT 분야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대한민국 디지털전략’과 ‘12대 국가전략기술’ 중 5세대·6세대(5G·6G) 통신, AI·소프트웨어(SW), 메타버스, 슈퍼컴퓨터·양자컴퓨터, 사이버보안, AI 반도체 및 시스템 반도체, 신소자·소재 등 기술 개발에 더욱 집중하려 한다. 또한 6G 분야와 슈퍼컴퓨터, AI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최초 시연과 원천기술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울러 국제표준기술의 지속적인 발굴과 성공적 산업화 지원으로 국제적 선도기관으로 재탄생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디지털 혁신으로 행복한 미래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

이번 CES가 새해부터 던져준 화두는 명료하다. 최첨단 기술의 선제적 발굴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가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점이다. 부단한 핵심 원천기술 개발을 통한 지식재산권 확보와 국제표준특허 발굴, 기술창업 지원이 답이다. 이를 통해 실질적인 산업화 성공률을 제고하는 길만이 기술 선도의 돌파구가 될 것이다. 연구자들을 적극 격려하는 연구환경 문화의 제고 또한 중요하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의 디지털 전략 선도도 함께 이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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