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TK·안철수 충청…당권주자 각개전투 속 나경원 '숙고'

'텃밭 당심 공략' vs '당 외연 확장' 상반된 행보
羅, 일정없이 장고…金은 불출마 '물밑 압박'·安은 연일 출마 요구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의 보폭이 점점 넓어지면서 신경전도 격화하고 있다. 장제원 의원과 소위 '김장 연대'를 구축하며 친윤(친윤석열)계의 지지를 등에 업은 김기현 의원과 '수도권 연대론'으로 이에 맞서는 안철수 의원 간 뚜렷한 전선이 형성된 모양새다.

전당대회 구도 최대 변수로 꼽히는 나경원 전 의원은 출마와 불출마 선택지를 모두 손에 들고 고민을 거듭하며 긴장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김 의원은 12일 당의 핵심 지지 기반이자 보수의 아성인 대구·경북(TK) 민심 공략에 집중한다. 초유의 '당원 투표 100%' 전당대회를 앞두고 텃밭 당심(黨心) 모으기에 전력투구하는 모습이다.

그는 오전 대구에서 열리는 영남지방자치연구원 개원식에 이어 경북 경산의 윤두현 의원 의정보고회에 들른다.

오후에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리는 재경 대구·경북인 신년교례회에도 참석한다. 안 의원은 이날 세종시당 및 충북도당 신년 인사회를 잇달아 찾아 '중원 공략'에 나선다.

그는 내년 총선 승리의 관건으로 수도권을 비롯한 당의 외연 확장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대조적인 행보가 보여주듯 양측은 첨예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우선 나 전 의원의 출마 여부를 놓고 상반된 입장을 보인다.

김 의원은 직접적인 언급을 아끼고 있지만, '친윤 단일 후보'를 표방하는 만큼 그의 불출마를 간접적으로 압박하는 태세를 취하고 있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나 전 의원이 전날 행사에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절대 화합'이라고 발언했는데 이건 현재 판을 엎겠다는 생각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불출마 관측을 내놓았다.

안 의원은 연일 나 전 의원의 출마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표면적 명분은 경선 흥행이지만, 속내에는 결선투표까지 고려할 때 나 전 의원의 출마에 따른 친윤 표심 분산이 유리하다는 판단이 깔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안 의원은 한 유튜브 방송에서 "(나 전 의원이) 아마도 출마 쪽으로 기운 것은 아닌가, 저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을 하고 저는 개인적으로 저는 출마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발표된 당 대표 지지도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도 김 의원 측은 상승세가 뚜렷하다며 고무된 분위기지만, 안 의원 측은 무선 자동응답시스템(ARS) 등 조사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당권 경쟁 구도의 키를 쥔 것으로 평가받는 나 전 의원은 이날 공개 일정을 잡지 않았다.

그의 주변 인사들이 내놓는 전망도 여전히 출마와 불출마가 섞여 있어 섣불리 나 전 의원의 최종 결정을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당 지도부 한 관계자는 "나 전 의원과 대통령실 측이 서로 공을 주고받는 형국"이라며 "오는 14일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출국 전에는 어떤 형태로든 결론이 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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