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제 6단체장의 절절한 신년사, 들어야 할 곳은 국회다

주요 경제단체장의 2023년 신년사는 결코 새로운 제안이나 평가, 주장이 아니어서 더욱 묵직하게 다가온다. 경제·산업계가 줄곧 요구하고, 특히 거대 야당을 향해서는 읍소하다시피 해온 내용이 많다. 경제난 극복에 기업이 적극 나설 것이니 규제개혁 등으로 제도적 뒷받침을 해달라는 주문이다.

산업계 목소리는 한마디로 잘못된 대처로 위기를 위기로 끝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하고 미래세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동시장 개혁에 속도를 내야 한다”(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기업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을 하는 게 정부와 국회의 중요한 역할”(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불확실성 대응 차원에서 대대적 구조개혁으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세계화 흐름 후퇴로 교역·투자가 둔화하는 만큼 기술·산업 혁신으로 미래를 열어야 한다”(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 “주 52시간제 유연화 등으로 고용노동 정책 틀을 바꾸자”(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는 제언은 ‘위기를 위기로 잘 인식하고, 그에 맞게 대응해 기회로 만들자’로 정리될 것이다.이런 제안과 호소에 먼저 귀를 기울여야 할 곳은 국회다. 으레 하는 엄살 정도로 여기면 새해 경제는 예고·경고된 것보다 더 나빠질 게 뻔하다. 재정 여력이 한껏 줄어든 터여서 더욱 그렇다. ‘방탄국회’에나 관심이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대선·지방선거 다 이기고도 무기력한 여당도 ‘반도체특별법’ 하나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정치력에 반성해야 한다.

특히 거대 야당은 정책 입법에 비협조 수준을 넘어 훼방을 놓고 있다. 새 정부가 발의한 법안 107건 중 예산부수법 20건 정도를 빼면 처리한 게 사실상 하나도 없다. 이러고도 ‘민생’을 언급할 수 있는지, 이렇게 야당만 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다. 경제계의 절절한 신년사에 귀를 기울이고 적극 수용하는 것은 ‘부당한 타협’이 아니고 ‘정치적 선명성’과도 관계없다. 오히려 위기에 부응하는 정책적 유연성이 될 것이다. 경제난을 가속화하고, 위기를 기회로 반전하는 데 걸림돌만 됐다는 비판을 야당이 자초하는 것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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