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눈] 한국 교육의 명과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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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이 교수가 수학계에서 노벨상이라 불리는 필즈상을 수상했다. 그의 성장 과정은 한국 교육계의 명과 암을 보여준다.

그는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검정고시로 대학교에 진학해 대학원을 마치고 미국 유학 후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미국 유명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면서 이와 같은 업적을 달성했다. 그의 필즈상 수상은 한편으로 우리나라 교육과정의 힘과 저력을 보여준다. 비록 암기식, 주입식 교육이라고 비판받고 있지만 우리나라 초·중·고등학교, 대학과 대학원 과정은 훌륭한 학자를 배출해 낼 수 있는 기본 환경이 갖춰졌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그가 노벨상급 석학 초빙 사업의 일환으로 초청된 히로나카 헤이스케 하버드대 명예교수의 수업을 학부에서 듣고 이것이 그의 인생을 바꾸게 된 계기를 제공한 것은 우리나라 정부 및 대학의 지원으로 만든 여러 제도 및 프로그램의 직·간접적인 성과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반면 또 다른 과제를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기존의 과학적 인재와 영재를 선발하고 육성해온 과학고와 같은 특수목적고 및 영재학교의 학생 선발과 운영 과정 등에 또 다른 질문을 던져주는 것이다. 우리 사회와 교육은 왜 이런 인재를 일찍 선발하지 못했고, 과학고나 영재학교를 포함한 기존의 이런 교육 시스템에서 이런 인재가 아직 나오지 못했는가?

허 교수 같은 사람이 불가항력적인 환경으로 일찍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사람이었으면 어떻게 됐을까에 대한 대책도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또한 사회에서 수많은 연구자 및 학자가 훌륭한 연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보장돼 있는지 다시 한번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다.

조기웅 전북대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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