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양극 정치에 지친 미국

THE WALL STREET JOURNAL 칼럼
William A Galston WSJ 칼럼니스트
공공종교연구소(PRRI)와 브루킹스연구소는 지난주 13번째 연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는 처음으로 잠재적인 제3당과 무소속 후보에 대한 미국인의 태도를 조사했다.

이 조사에서는 응답자들에게 네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했다. 민주당 좌익, 공화당 우익, 중도 그리고 선택 없음이었다. 10명 중 3명만 제3당과 무소속 후보를 거부했다. 10명 중 1명은 공화당의 우파 후보를, 또 다른 1명은 민주당의 좌파 후보를 원했다. 42%는 중도 후보를 지지했다.이 같은 결과는 놀랍지 않다. 매년 실시되는 갤럽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대다수는 제3당과 무소속 후보에게 개방적이다. 놀라운 사실은 이전보다 새로운 중도 정당에 대한 지지가 확대됐다는 것이다. 최근 몇 년간 극단적으로 양극화된 정치가 많은 유권자를 중도로 몰아갔다.

여론조사서 중도파 지지 확대

중도파 지지자들은 많은 이슈에 대해 공화당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2020년 선거를 도둑맞았다거나 이민자들이 미국인의 삶을 위협한다고 믿지 않는다. 그들은 현대 민주당의 주요 이념과도 결별했다. 낙태권과 동성결혼을 지지하지만 미국 흑인들이 차별 때문에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중도파 미국인들은 공화당이 강조하는 이민에 크게 관심이 없다. 그들은 기후변화, 빈부격차 등 민주당이 초점을 두고 있는 이슈도 중시하지 않는다. 최우선 이슈는 인플레이션과 미국 민주주의의 건전성, 범죄, 낙태다.스스로 중도파라고 여기는 이들의 58%가 중도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 지지자의 40%, 공화당의 34%가 중도 후보나 무소속 후보를 지지했다.

이들은 2024년 대선이 2020년 대선의 재연이 될 것을 우려한다. 29%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대통령 선거 후보가 되기를 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되는 것을 지지하는 비율은 23%에 그쳤다. 2024년 대선이 2020년 대선의 리매치가 된다면 중도파들은 제3당 후보에게 훨씬 더 우호적일 것이다.

민주·공화 모두 새 인물 내세워야

이 같은 조사 결과에 대해 회의적일 수도 있다. 상당수 미국인은 항상 새로운 후보를 원한다고 하지만 그런 후보들은 대부분 실패했다. 특정 후보에게 열린 자세를 취하는 것과 실제 투표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 2024년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민주당과 공화당은 새로운 후보를 영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유권자들은 봄과 여름 동안 무소속 후보를 지지하다가 가을에 결국 원래 지지하던 당의 후보에게 돌아갈 것이다.이번 조사에서 분명히 드러난 한 가지 사실이 있다. 중도 옵션이 공화당보다 민주당에 더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민주당 지지자들의 절반이 온건 또는 보수적이라고 생각하는 반면 공화당 지지자들은 4분의 1만이 스스로를 온건 또는 진보라고 여겼다. 2024년 무소속 후보가 승리를 거두지 못한 채 공화당보다 민주당의 지지를 더 이끌어낸다면 결국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대통령 집무실로 돌아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 글은 영어로 작성된 WSJ 칼럼 ‘America Wants a Centrist Party-in Theory’를 한국경제신문이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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