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레고랜드 동절기 3개월 휴장 결정…"자금시장 혼란과 무관"

내년 1월부터 3월 23일까지…돌파구 모색 지역사회에 '찬물'
레고랜드 "GJC 회생 추진 건과 별개…운영시스템 따른 것"

강원도 춘천에서 운영 중인 국내 첫 글로벌 테마파크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이하 레고랜드)가 내년 1월부터 약 3개월간 임시 휴장에 들어간다.
레고랜드는 27일 오전 '동절기 시즌 연간 유지관리를 위해 내년 1월부터 3월 23일까지 파크 전체 임시 휴장에 들어간다'는 내용을 홈페이지와 뉴스레터 등을 통해 공지했다.

이에 앞서 11월 15일부터 12월 15일까지 매주 화∼목요일 휴장하고,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운영하는 다음 달 18일부터 연말까지 테마파크 일부 시설을 운영하지 않을 예정이다.

이에 따라 레고랜드는 연간 이용권 소지자(10월까지 이용권 구매자)에게는 유효 기간을 90일 연장해주고 코엑스 아쿠아리움 입장권을 50% 할인한다.다만, 지난 7월 오픈한 파크 내 호텔의 경우 동절기 파크 전체 휴장과 상관없이 연중무휴 운영한다.
레고랜드 측은 최근 채권시장 자금 경색 상황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동절기 시설 유지관리를 위해 2∼3개월간 휴장하는 전 세계 레고랜드 운영 시스템에 따른 결정이라는 것이다.하지만, 지역사회는 이번 휴장이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레고랜드가 침체한 상경기에 마중물 역할을 해 활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했던 춘천 지역사회는 개장(5월 5일) 8개월여 만에 전면 휴장한다는 소식에 허탈감을 감추지 못한다.주변 상인 권모(54)씨는 "여러 차례 연기하다 개장한 레고랜드 파급 효과도 잠시, 또다시 문을 닫는다는 소식에 그저 황당하다"며 "레고랜드가 지역에 미친 경제 효과가 미미했던 상황에 휴장까지 겹쳐 상경기가 더 악화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춘천시도 기대치 이하의 경제효과라는 지역사회 평가에 돌파구를 모색하던 중 휴장 소식이 전해지자 지역경제에 미칠 영향 등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레고랜드 방문객은 평일에 3천∼4천 명, 주말 1만 명 안팎 수준으로 개장 첫 달 약 13만여 명이 찾은 것을 시작으로 여름철 잦은 비와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줄거나 주춤하다 이달 들어 첫 달보다 증가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개장 이후 6개월간 찾은 입장객이 대략 70만 명에 달할 것으로 관련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춘천시 관계자는 "레고랜드가 부득이하게 동절기 휴장을 결정한 부분이 있겠지만, 지역과 상생을 약속했던 만큼 시민들 처지에서는 아쉬움이 남을 것"이라며 "추이를 살펴보면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레고랜드는 덴마크를 시작으로 영국, 캘리포니아, 독일, 플로리다, 말레이시아, 두바이, 일본, 뉴욕에 이어 10번째로 한국에 개장한 국내 첫 글로벌 테마파크다.
문화재 발굴과 자금 부족 등으로 우여곡절을 겪다가 사업 추진 11년 만인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 정식 개장했다.

북한강 지류 의암호 가운데 자리 잡은 섬(하중도)에 건설한 세계 유일의 테마파크라는 점에서 그동안 국내외의 많은 관심을 받아왔지만, 개장 이후 놀이기구의 5차례 멈춤 사고와 비싼 주차장 등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최근에는 레고랜드 테마파크 기반조성사업을 했던 강원중도개발공사(GJC)에 대해 강원도가 회생 신청을 하기로 하자 국내 자금시장 경색으로 확산, 레고랜드 운영까지 여파가 미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졌다.레고랜드 관계자는 "동절기 시설 유지관리를 위해 휴장을 결정하게 된 것으로 최근 불거진 강원도의 GJC 회생신청 방침 등 문제와는 전혀 상관없다"며 "그동안 독일과 덴마크, 뉴욕 등에서도 동절기 2∼3개월간 휴장하는 전 세계 레고랜드 운영 시스템에 따라 검토를 진행해 왔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