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서현도서관 부정채용' 의혹 은수미 전 성남시장 송치

해당 사건으로 총 18명 형사입건…공범들 이미 2심까지 '유죄'

경찰이 자신의 선거캠프 출신을 산하기관에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되는 데 공모한 혐의로 은수미 전 경기 성남시장을 검찰에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은 전 시장을 불구속 입건해 지난 2일 검찰에 송치했다고 5일 밝혔다.

또 이미 재판을 받고 있는 은 전 시장의 선거캠프 상황실장이던 이모 씨와 성남시 전 인사부서 과장 전모 씨, 서현도서관에 부정채용된 자원봉사자 7명 등 은 전 시장을 제외한 또 다른 17명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
은 전 시장은 성남시장 당선 후인 2018년 말 자신의 선거캠프에서 일했던 자원봉사자들이 성남시립 서현도서관에 공무직(옛 무기계약직)으로 부정 채용되는 데에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은 전 시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위탁키로 했던 서현도서관을 돌연 시에서 직접 운영하기로 운영 방식을 변경했다.

이후 캠프 상황실장 이씨와 인사부서 과장 전씨 등은 은 전 시장 캠프에서 일한 자원봉사자 7명의 응시번호를 면접관에게 전달, 서현도서관에 채용될 수 있도록 힘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은 전 시장이 선거캠프 자원봉사자들을 서현도서관에 부정 채용하기 위해 자신의 직권을 남용해 도서관 운영방식을 바꾼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은 그간 참고인으로 조사한 성남시 공무원들의 진술과 압수수색 등을 통해 확보한 공문 등 증거자료를 토대로 은 전 시장을 이 사건 공범으로 보고 송치 결론을 내렸다.

이씨와 전씨는 이미 재판에 넘겨져 1심과 2심에서 각각 징역 1년 6월과 징역 1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은 전 시장과 이미 구속돼 재판받고 있는 2명 등을 포함해 총 18명을 검찰에 송치했다"며 "서현도서관 부정 채용 사건의 경찰 수사는 이로써 종료됐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의혹은 2020년 9월 선거캠프 출신 인사가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리면서 처음 불거졌다.

청원인은 당시 "서현도서관 공무직 2차 면접시험은 2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는데 최종 선발인원 15명 중 무려 7명이 은 시장 캠프의 자원봉사자였다"며 "확률적으로 엄청난 수치"라고 주장했다.

이 청원인에 이어 은 전 시장 선거캠프에서 일했던 이모 전 비서관도 지난해 1월 국민권익위원회에 '성남시 공공기관 채용 비리 신고서'를 내 "서현도서관 외에도 성남시청과 산하기관에 캠프 출신 27명이 부정 채용됐다"며 이들과 인사 관련 간부 공무원 2명 등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다. 경찰은 이후 성남시청을 압수수색하고, 관련자를 구속하는 등 강제수사를 벌이고, 지난 4월에는 은 전 시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11시간가량 조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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