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부도' 스리랑카 "IMF협상 최종 단계"…실무진급 합의된듯(종합)

20∼30억달러 지원 기대…구조조정·채무 재조정 논의 곧 시작
국가 부도가 발생한 스리랑카가 조만간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 지원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31일(현지시간) 이코노미넥스트 등 현지 매체와 외신에 따르면 라닐 위크레메싱게 스리랑카 대통령은 전날 의회에서 "IMF와 협상이 성공적으로 이뤄져 마지막 단계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스리랑카 정부와 IMF 대표단이 실무진급 잠정 합의를 이뤄냈으며 내달 1일 관련 내용이 발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실무진 협상이 타결되면 IMF 이사회의 승인 후 구제금융이 집행된다. 스리랑카 정부는 지난 4월 12일 IMF 구제금융 지원 협상이 마무리될 때까지 대외 부채 상환을 유예한다며 '일시적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했고, 지난 5월 18일부터 공식적인 디폴트 상태로 접어들었다.

이와 관련해 위크레메싱게 대통령은 중국, 일본, 인도 등을 언급하며 주요 채권국과의 채무재조정 논의도 곧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재정 안정을 위해 다음 달 1일부터 모든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12%에서 15%로 올리겠다고 덧붙였다. 스리랑카의 총 대외부채 규모는 510억달러(약 68조8천억원)에 달하며 이 가운데 280억달러(약 37조8천억원)는 2027년까지 갚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리랑카는 IMF로부터 20억∼30억달러(약 2조7천억∼4조원) 규모의 구제금융 지원을 바라는 상황이다.

당국은 IMF 협상 타결 전제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이미 전기요금과 기름값을 3배가량 올렸고 관련 에너지 보조금도 삭감한 상태다. 지난 24일부터는 샴푸 등 비필수 소비재 300여개에 대해 한시적인 수입 중단 조치를 내렸다.

이와 함께 스리랑카 정부는 국영기업 민영화 등 구조조정 작업도 추진할 방침이다.

위크레메싱게 대통령은 "국영 에너지 기업과 은행이 우선 대상"이라고 말했다.

스리랑카 정부는 앞서 스리랑카항공의 음식 공급사, 지상 조업사 등 자회사 두 곳의 지분 49%를 팔기로 하는 등 국영 항공사 관련 구조조정에도 착수한 상태다.

정부는 재정 개혁 조치를 담은 잠정 예산안도 마련했다.

스리랑카는 주력 산업인 관광 부문이 붕괴하고 대외 부채가 급증한 가운데 지나친 감세 등 재정 정책 실패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경제난에 직면했다.

와중에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이 반정부 시위대에 쫓겨 해외로 도피한 후 사임했고 위크레메싱게 당시 총리가 국회에서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위크레메싱게 대통령은 IMF와 구제금융 지원 협상을 벌이며 인도, 중국, 세계은행(WB) 등으로부터 긴급 자금을 끌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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