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靑 살면 못 나갔을 것"…尹 "안 보여주길 잘해"

/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부인인 김건희 여사가 청와대 방문 후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는 취지의 발언을 농담식으로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이전 배경에 김 여사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소문을 유머러스하게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10일 국민의힘 지도부와 청와대 개방 방문 때 내외가 나눴던 뒷 이야기를 소개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윤 대통령 내외는 지난달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TV프로그램 관란참 청와대 내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를 둘러봤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가 청와대 본관 내 영부인실과 집무실 등을 살펴본 뒤 "여기가 이렇게 좋은 줄 몰랐다"며 "이렇게 좋은데가 있는 줄 알았다면, 만약 여기 와서 살았다면 청와대를 나가기 굉장히 어려웠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속으로 '아, 안 보여주길 잘했다'고 생각했다"고 웃으며 언급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날 오찬에 참석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금이야 아파트에 그대로 사니까 (김 여사가) 영부인 된 기분이 나겠나"라며 "그 좋은 구중궁궐에 살았으면 아마 대통령께서 부인한테 더 존경받았을 텐데"라고 맞장구를 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찬에서 "저는 과거에 관저 식당에서 식사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청와대가 얼마나 좋은지 알았다"라고 전했다. 이어 "참모들도 이야기하긴 했지만, 여기에 한 번 들어오면 못 나간다는 것을 알았다"며 "그래서 처음부터 (청와대에) 안 들어가고 국민께 돌려드려야 한단 생각에 바로 (집무실 이전을) 추진했다"라고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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