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 20년 만의 민주당 깃발 오영훈 제주도정…변화와 과제는?

민주당 다수당 제주도의회, 도정 운영에 안정감·힘 불어넣을 듯
선거 막판 여야 극한대립·중앙정부 관계·제2공항 갈등 해결 난제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후보가 2일 6·1 지방선거에서 민선 8기 제주도지사로 당선됐다.제20대 대통령선거 이후 여야가 바뀐 새로운 정치 구도 속에 제주의 정치지형에는 어떤 변화가 생겨났을까.또 민선 8기 오영훈 도정의 과제는 무엇일까.

제주도민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20년 만에 민주당 출신 제주도지사를 선택한 데 이어 제주도의회 45석 중 과반인 27석을 민주당에 넘겨줬다.

민주당 중심의 제주도의회는 오영훈 당선인 체제의 민선 8기 제주도정에 안정감을 주고, 도정 운영에 힘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도의회와 사사건건 대립했던 지난 원희룡 도정과는 다른 위치에 놓인 셈이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는 윤석열 정부 출범(5월 10일) 후 22일 만에 치러진 전국 단위 선거다.

새로운 중앙정부와 새 지방정부가 궤를 같이하며, 중앙과 지방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는 발전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17개 광역단체장 중 국민의힘은 12곳에서, 민주당은 제주를 포함 5곳에서 각각 승리했다.

4년 만에 지방 권력이 전면 재편된 상황에서 오영훈 도정이 중앙 정부의 뒷받침 속에 제주 현안을 매끄럽게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야당 신분의 오영훈 도정이 풀어야 할 과제다.특히 선거 막판 제주는 '김포공항 이전' 이슈의 중심에 놓였다.

민주당 이재명·송영길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이 6·1 지방선거 최대 이슈로 급부상하며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이 과정에서 여당 후보는 '제주경제와 관광산업 말살'이라 주장하고, 야당 후보는 '갈라치기 조작선동이자 정치쇼'라고 맞받아치며 극한 대립으로 치달았다.

선거가 끝난 만큼 갈등 봉합이 급선무다.

이에 대해 오 당선인은 당선 직후 인터뷰에서 "선거운동 과정에서 불거졌던 분열과 갈등을 훌훌 털어내겠다.

사소하게 멍울 맺혔던 상처까지 씻어내야 한다"며 "제가 먼저 나서서 불씨를 없애겠다"고 말했다.

또 "상대 후보가 발표한 공약 중 도민 삶의 질 향상과 제주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내용이 있다면 겸허하게 수용, 도민 통합 공약에 반영해 추진하겠다"며 갈등 봉합을 위한 의지를 피력했다.
이외에도 윤석열 정부가 제주도의 건의를 받아 내놓은 제주지역 국정과제를 갈등 없이 풀어가는 것도 과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가 내놓은 제주지역 7대 공약은 4·3의 완전한 해결, 신항만 건설을 통한 해양경제도시 조성, 관광청 신설과 문화융성 비전 실현, 제2공항 조속 착공, 제주형 미래 산업 육성, 쓰레기 없는 섬 청정 제주 실현, 의료 안전망 강화다.

이 중 제2공항 문제는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제2공항의 조속 추진을 약속했고,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임명된 만큼 제2공항의 정상 추진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이 탓에 오 당선인 역시 선거기간 내내 "국토교통부가 현재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그 결과를 예단해 찬·반 입장을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제2공항 추진에 대한 명확한 입장 피력을 유보했다.오 당선인은 지난달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갈등 심화를 막아내기 위한 조정 역할에 충실하면서 도민 통합을 끌어내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한 만큼 윤석열 정부와의 사이에서 제주 현안을 슬기롭게 해결하는 운용의 묘를 발휘할지 관심이 쏠린다.
/연합뉴스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