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철 '과잉된 정의' 받아친 양석조 "실체에서 도피 안 돼"

'상갓집 항명 사태' 악연…심 전 지검장 후임으로 남부지검장으로 취임
양석조(49·사법연수원 29기) 신임 서울남부지검장은 23일 취임사를 통해 "이제 더는 '과잉된 정의', '과소한 정의'라는 함정에 빠져 사건의 실체로부터 도피하는 과오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양 지검장은 이날 오전 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법치의 사각지대'가 없는 공정하고 엄정한 검찰권 행사를 위해 다 함께 노력하자"며 이같이 말했다.

양 지검장의 이날 취임사는 지난 20일 전임자인 심재철(53·27기) 지검장의 이임사를 되받아친 것으로 해석된다.

당시 심 전 지검장은 "정의가 지나치면 잔인하게 된다는 말이 있다. 과잉된 정의는 진정한 정의가 아니다"라며 검찰 내 이른바 '윤석열 사단'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새로 온 양 지검장 역시 '윤석열 라인'으로 분류되며 심 전 지검장과는 악연이 있다.

양 지검장이 대검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으로 근무할 때 동료 검사 상갓집에서 당시 반부패강력부장이던 심 전 지검장이 조국 전 장관을 두둔한다는 이유로 "당신이 검사냐"라고 따져 '항명 파동'을 일으켰다. 이후 양 지검장은 지방으로 좌천됐다.

양 지검장은 취임식에서 "선진 금융질서 확립과 부정부패 척결을 위해 최선을 다해 주시기 바란다"라고도 당부했다.

그는 "2년여 만에 새롭게 출범한 금융·증권 범죄 합동수사단을 포함해 금융·증권 범죄 중점청으로서 건전한 자본시장 질서 확립과 투자자 보호라는 막중한 책무를 다해 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취임식 직후 취재진이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테라USD(UST)에 대한 합동수사단 수사 경과를 묻자 "아직 특정 사건에 대해 말씀드릴 단계는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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