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BBC "우크라, 영토 내주더라도 푸틴 체면 살려 전쟁 끝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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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의 존 심슨 국제뉴스 에디터는 16일(현지시간) 옛소련의 이오시프 스탈린이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같은 독재자가 전쟁을 끝내겠다고 결심하도록 하려면 '승리'를 선언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면서 이같이 제안했다. BBC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이 '체면'을 살리는 데 필요한 첫 번째 조건은 우크라이나가 예측 가능한 미래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지 않겠다는 보증이다.
구체적으로 우크라이나 헌법에 이를 명시하는 방안을 러시아 측은 거론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일 태세가 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우크라이나 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해 달라는 자신의 요구를 나토가 거절한 사실을 들며 이런 식이라면 나토에 가입하는 것이 무슨 가치가 있느냐는 식의 발언을 했다.
BBC는 나토가 큰 해가 되지 않는 비난을 받고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에 관한 행동의 자유를 얻게 된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우크라이나는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을 어떤 형태로든 인정해야만 하는 상황에 내몰릴 가능성이 있다.
러시아는 이미 실질적으로 자국이 통제하는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을 확보하고자 하는 의도를 분명히 드러냈으며 더 많은 영토를 요구할 수도 있다. BBC는 1939∼1940년 '겨울 전쟁'에서 옛소련의 침공을 잘 막아낸 핀란드가 결국은 영토 일부를 내줬지만 가장 중요한 국가의 독립과 주권을 지켜냈다는 역사적 사실을 들면서 우크라이나도 이렇게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이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비롯해 훨씬 더 많은 영토를 점령하는 것을 막아내면 1940년에 핀란드가 그랬던 것처럼 독립된 국가로서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크림과 동부지역을 잃는 것은 쓰라린 고통일 뿐만 아니라 불법적이며 정당화될 수 없는 일이지만 푸틴 대통령은 전쟁에 이기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사용했던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무기를 동원할 것이라고 BBC는 내다봤다. 그러면서 3주가 지난 전쟁의 제반 상황을 고려할 때 누가 승자가 될 것인지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