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러시아의 불명예…차이콥스키 협주곡이 울려 퍼진 폐회식

러시아, 도핑 조작 문제로 국가명·국기·국가 사용 못 해
폐회식서 시상하는 크로스컨트리 우승하고도 웃지 못한 러시아
크로스컨트리스키 남자 매스스타트 50㎞와 여자 매스스타트 30㎞ 종목은 동계올림픽의 '꽃'으로 불린다.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두 종목은 하계 스포츠의 마라톤과 비슷한 상징성을 가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두 종목 메달리스트들은 올림픽 폐회식에서 메달을 받는다.

해당 종목 금메달리스트는 전세계인들의 주목을 받으며 폐회식에서 조국의 국가를 울려 퍼뜨릴 수 있다. 참 명예로운 자리다.

그러나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크로스컨트리스키 남자 매스스타트 50㎞ 우승자인 알렉산더 볼슈노프(러시아올림픽위원회)는 웃지 못했다.

볼슈노프는 20일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제24회 베이징동계올림픽 폐회식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무표정한 모습으로 국기가 게양되는 모습을 지켜봤다. 이날 경기장엔 러시아 국가 대신 흰색-파랑-빨강 횃불이 그려진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기가 올랐고, 러시아 국가 대신 러시아 출신 대작곡가 표트르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이 흘러나왔다.

러시아는 국가 차원의 도핑 샘플 조작이 발각돼 2022년까지 올림픽 및 국제대회에서 국기(國旗)와 국가(國歌)를 사용할 수 없다.

러시아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2020 도쿄하계올림픽에서도 국기, 국가, 국가명을 사용하지 못했다. 평창 대회 땐 시상식에서 올림픽 찬가를 들어야 했고, 도쿄올림픽과 베이징 림픽에선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협주곡을 틀었다.

러시아는 이번 올림픽에서도 도핑 문제로 파장을 일으켰다.

대회 최고 스타로 꼽히던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스타 카밀라 발리예바(ROC)가 대회 기간에 도핑 양성 판정이 나온 것이 공개돼 큰 충격을 안겼다. 만 16세인 발리예바는 우여곡절 끝에 대회에 출전했지만, 최악의 경기력으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