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매듭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minjoolee2020@gmail.com
하루만 지나면 2022년이 열린다. 오늘과 내일의 차이는 별로 없다. 그냥 하루가 지난 것에 불과하지만 우리는 항상 이날에 의미를 부여한다. 그 의미가 무엇일까? ‘매듭’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매듭은 끈, 실 같은 것을 묶어 맺은 자리를 말한다. 매듭을 잘 지으면 그 끈은 더욱 강해진다. 끈이나 실을 그대로 사용한다면 강하고 긴 줄을 만들 수 없다. 우리의 인생은 매우 길다. 중간중간 매듭을 지어줘야만 앞으로 잘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시간이란 단위는 인간의 발명품 중 가장 획기적인 것의 하나다. 지구의 태양 공전주기를 1년의 기준으로 삼아 월, 일, 시간으로 나눠 매듭짓는 것이다. 사람마다 보는 기준이 다르면 어떠한 합의도 달성할 수 없다. 사람들이 모여 사회를 만들면 가장 먼저 하는 것이 이 기준을 통일하는 것이다. 사회규범이 생기는 이유고, 법도 이렇게 만들어지는 것이다. 만일 이 기준이 그때그때 다르고 사람마다 다르게 적용된다면 그 사회는 유지되지 않는다. 국회의원이 돼 입법활동을 하면서 언제나 염두에 둔 것이 다른 사람에게 적용되는 기준은 나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것이었다. 과연 올해 내가 그렇게 했는지 돌아본다.새로운 해를 맞이하며 지난해를 매듭짓기 위해 돌아보는 것은 연초에 목표한 것을 달성했는지, 달성하지 못했으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를 평가하고 그 바탕에서 내년의 할 일을 찾기 위함이다. 처음 세웠던 목표에서 경로를 어느 정도 이탈했는지 정확히 찾아야 한다. 그래야만 처음 세웠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있는 것이다. 잘못한 것을 자책만 할 수도, 잘한 것을 자랑만 할 수도 없다. 냉정한 평가를 해야 하는 것이다. 정치인은 항상 평가를 받는 직업이다. 국민대중이 원하는 일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생각하는 직업인이다. 고(故) 김대중 대통령은 “정치인은 국민들보다 반걸음 앞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 걸음 앞서가면 낭떠러지에 빠지고, 같이 가면 정치인의 자질이 없다는 뜻이다. 이런 평가 기준에서 정치인으로서 나는 어떤 평가를 받는지 생각해본다. 한 해를 매듭짓는다는 것은 새로운 시작을 위한 준비인 것이다. 매듭을 짓는 일을 게을리하면 현재 자신이 서 있는 위치를 알 수 없고, 전혀 엉뚱한 길에서 헤맬 수도 있다. 미래의 길을 찾는 출발점이고 더욱 발전하고 강해지는 방법이 매듭을 잘 짓는 것이다.

새해에는 대선이 치러진다. 지난 시간을 매듭짓고 어떤 미래를 열 것인지 선택하는 중차대한 시기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우리가 달성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지 확실히 알아야 하고,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지도자를 선택해야 한다. 과연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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