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자율성’ 최대한 보장해줘야 합니다”

한경 CMO Insight 「한국의 마케터」

‘내가 만드는 인테리어(내드리오)’ 류민수 대표
류민수 내드리오 대표 / 사진=내드리오
“플랫폼은 이용자의 ‘선택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줘야 합니다”

인테리어 중개 플랫폼 ‘내가 만드는 인테리어(내드리오)’의 류민수 대표는 “플랫폼 이용자인 인테리어 업체와 고객에게 선택의 자율성을 보장해주는 것이 플랫폼 비즈니스 성공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류 대표는 “고객의 공사 의뢰를 접수받아서 플랫폼이 원하는 대로 인테리어 업체들에게 일감을 배분하는 방식은 자율성을 해친다”고 지적했다.

그는 “플랫폼을 표방하는 기업들이 이런 방식의 비즈니스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내드리오에선 고객의 공사 의뢰를 보고 인테리어 업체들이 신청을 하면 고객이 그 업체들 중에서 공사를 맡길 업체를 선택한다”고 설명했다.

Q: 내드리오 창업 계기는

A: 대학생 때 삼촌의 인테리어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했고 부모님댁과 지인들의 인테리어 공사를 한 경험이 있다. 그런 경험을 통해 고객과 인테리어 업체간 서로 다른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알게 됐고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고민했다.

인테리어 업체는 업체대로 고객은 고객대로 나름의 어려움이 있는데 이 두 객체의 고민을 말끔히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 것이다. 그러다 투자자문사에서 일하던 중 인테리어 중개 플랫폼 투자심의를 맡게 됐다.

제가 해오던 고민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투자를 결정했고 수 년간 애정을 갖고 자문을 했다. 그 플랫폼 창업자의 요청으로 CSO로 참여하게 되었고 끊임 없는 분석과 실험을 통해 회사의 프로세스를 개선하였고 결국에는 창사 이래 최초 손익분기점 달성이라는 성과를 달성했다.하지만 회사가 예전의 활력을 잃었다고 느끼는 동료들이 많았고 그들과 함께 의기투합해 내드리오를 설립했다.

Q: 내드리오의 강점은

A: 다른 플랫폼들은 이용자인 인테리어 업체와 고객이 서로를 선택하기가 매우 제한적이다. 인테리어 업체에게 고객 견적 DB를 플랫폼이 임의로 배분한다.그래서 인테리어 업체는 자기가 하고 싶은 공사를 선택할 수 없다. 고객도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플랫폼에서 배정한 업체하고만 상담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플랫폼 이용자의 만족도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내드리오의 프로세스는 이용자의 선택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한다. 인테리어 업체는 하고 싶고 잘 할 수 있는 공사를 선택할 수 있으며 고객도 본인 견적을 선택한 업체 중에서 골라서 상담을 진행할 수 있다.

이용자 모두가 서로 선택할 수 있으므로 만족도는 높을 수 밖에 없다. 더불어 이 모든 과정이 플랫폼의 인위적 개입 없이 이뤄지고 있어 운영 측면에서도 상당히 효율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Q: O2O 인테리어 시장은

A: 인테리어 시장은 지속적으로 그리고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통계청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2025년 약 43조원 규모가 예상된다. 이 가운데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공사는 약 3%에 불과해 O2O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할 전망이다.

뒤집어 말하면, 국내 O2O 인테리어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이다. 많은 회사들이 앞다퉈 뛰어들고 있지만 고객과 인테리어 업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며 다양성 면에서도 차별점이 없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경쟁이 치열한 비즈니스 모델만을 추구하고 있다.

대부분의 O2O 플랫폼 서비스는 고객과 인테리어 업체의 능동적인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없는 구조이다. 거기다 고객의 개인정보 유출과 인테리어 업체의 높은 이용료로 인해 기존 플랫폼 서비스에 대한 고객과 인테리어 업체의 신뢰도와 만족도가 낮다.

Q: 마케팅 포인트는

A: 고객과 인테리어 업체 관점에서 내드리오가 제공하는 이점을 강조하고 있다. 고객 관점에서는 인테리어 공사를 위해 직접 발품을 팔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가장 큰 이점이다. 플랫폼을 활용하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이점이다.

내드리오는 이런 일반적인 플랫폼의 이점에 더해서 고객이 자율성을 가질 수 있게 한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알리고 있다. 고객이 검증된 업체들 중에서 자율적으로 선택한 업체와 상담을 진행할 수 있는 것이다.

인테리어 업체 관점에서는 플랫폼이 임의로 배정하는 일감을 받는 게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공사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업체 대상 마케팅에서는 이 포인트를 강조한다.

Q: 플랫폼으로서 고충과 보람은

A: 중개 플랫폼이라서 고객과 인테리어 업체간 분쟁에 대해 법적인 책임은 없다. 하지만 플랫폼 이용자들간 분쟁이 생기면 법적인 책임 유무를 떠나서 도움을 드리려 한다.

얼마 전 고객과 인테리어 업체간 분쟁이 생겼다. 프랜차이즈 매장을 여는 고객이 맡긴 인테리어 공사가 지연되면서 매장 오픈 일정이 차질을 빚었다. 고객으로선 매장을 열지 못하는 상황에서 월세가 나가게 돼 불만을 호소했다.

내드리오가 양측 사이에서 최선을 다해 중재를 했다. 그 결과 인테리어 업체가 공사가 지연된 만큼 공사비를 할인해주기로 했다.

고객은 인테리어 업체의 성의표시에 만족해 2호점과 3호점의 인테리어 공사도 맡겼다.

■ Interviewer 한 마디

플랫폼은 대개 이용자 그룹이 두 개다.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그룹과 그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그룹이다. 그 둘 사이에서 플랫폼이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양측 모두에 혜택을 주는 것이다.

류민수 대표는 인테리어 중개 플랫폼이 이용자들에게 그런 혜택을 주려면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자율성이 있어야 이용자들이 각자의 페인 포인트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플랫폼이 존재할 수 있는 이유는 이용자들이 그 플랫폼으로 인해 혜택을 누릴 수 있어서다. 플랫폼이 자신의 이익에만 급급하면 존재의 이유는 사라진다.장경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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