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들도 못 말려…역전패 당했다고 셔츠 갈기갈기 [골프카페]

로리 매킬로이 / 트위터 캡쳐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행동이 지난 주말 화제였다. 분을 참지 못하고 자신의 셔츠를 찢어버린 것. 그는 지난 21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주메이라 골프 이스테이츠에서 열린 DP월드 투어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2오버파 74타를 치고 합계 12언더파 276타 공동 6위로 우승을 놓쳤다.

3라운드까지 1타 차 선두를 달리다 '역전패'를 당했기 때문에 더 화가난듯 하다. 그는 이날 마지막 4개 홀에서 보기 3개를 범하며 허무하게 무너졌다. 특히 15번홀에선 잘 친 어프로치 샷이 깃대를 맞고 그린 옆 벙커로 빠지는 불운도 맛봤다. 매킬로이는 카메라 앞에선 티를 내지 않았는데, 클럽하우스 안에서 찢어진 셔츠를 입고 핸드폰을 만지는 장면이 우연히 카메라에 담겼다.팬은 물론 동료에게도 인기가 많은 매킬로이는 다혈질 성격을 지닌 것으로 유명하다. 동료들은 이를 '승리욕'이라고 감싸지만 보기 힘든 돌발 행동을 심심치 않게 했다.

지난 2015년에는 클럽을 호수에 한 번, 땅에 한 번 던졌다. 그해 3월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캐딜락 챔피언십 2라운드 8번홀(파5)에서 두 번째 친 샷이 호수에 빠지자 화를 참지 못하고 들고 있던 3번 아이언을 호수에 던졌다. 같은 해 5월 열린 BMW PGA 챔피언십 1라운드 17번홀(파5)에선 3번 우드로 두 번째 샷을 한 뒤 클럽을 던져 땅에 냅다 꽂았다. 당시 매킬로이는 "정신력 문제였다. 참아야하는데 화를 내고 말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지난해 10월 조조챔피언십 1라운드에선 경기 도중 웨지를 부러뜨리기도 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도 매킬로이만큼이나 감정에 솔직했다. 대표적인 '화풀이' 장면은 2012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에서 열린 마스터스 토너먼트 2라운드 16번홀(파3). 우즈는 9번 아이언으로 티샷을 했는데 클럽을 놓쳤다. 마음에 들지 않자 잔디에 누워 있던 클럽을 냅다 찼는데, 이 장면이 전파를 타고 알려졌다. 메이저대회에서 클럽을 땅에 내리 치는 건 너무 많아 셀 수 없을 정도였다.매킬로이, 우즈보다 한술 더 뜨는 건 '악동'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다. 가르시아는 화풀이를 하다가 다칠뻔한 경험도 있다. 지난 2017년 7월 열린 디오픈 2라운드 4번홀(파3)에서 그는 덤불 앞 러프에서 샷을 시도했다. 클럽 헤드가 덤불에 걸려 임팩트가 제대로 되지 않자 화가 난 그는 덤불을 클럽으로 내리 찍다가 그만 오른 어깨를 다쳤다. 소염진통제에 물리치료사 도움까지 받은 뒤에야 경기를 재개할 수 있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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