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방식·설계·금융지원…시공사 선정 때 잘 따져봐야 조합원 손해 안 본다

재개발과 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은 조합원이 좋은 입지의 부동산을 온전히 새 아파트 건축에 투자한다고 볼 수 있다. 조합원은 자신의 아파트가 기왕이면 잘 알려진 건설사가 시공하고, 이름만 들어도 알아주는 동네의 랜드마크가 되기를 바란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두게 되면 여러 건설사가 설명회를 열고 건설사 직원들이 조합원을 방문하는 등 홍보를 위해 바쁘게 움직인다. 건설사들은 시공사로 선정되기 위해서 다양한 제안을 한다. 조합원들은 이런 건설사들의 제안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건설사들이 준비하는 제안으로는 분양방식, 공사비, 조합원 분양가격 등이 있다. 건설사들은 조합원의 부담을 낮춰주기 위해 후분양 방식을 내세우기도 하고, 일반분양 가격을 가장 높게 받을 수 있는 시기를 기준으로 한다는 일명 ‘골든타임 분양제’를 제안하기도 한다. 또 좋은 시공자재들을 사용함에도 3.3㎡당 공사비를 저렴하게 책정한다. 이와 같은 분양조건이나 공사비는 수치를 비교해 판단이 가능하다.

건설사가 제안하는 아파트 배치 등 단지 설계도 유심히 살펴야 한다. 서울의 경우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동이 몇 개나 되는지, 부산이라면 바다 조망이 가능한 가구수가 얼마나 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같은 아파트 단지라도 어떤 조망이 가능한지에 따라 프리미엄 형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또 신뢰할 수 있는 저명한 설계사인지, 요즘 인기가 있는 판상형 구조 비율이 얼마나 높은지도 참고하면 좋다.

면적대가 어떻게 구성되는지 확인해서 일반분양이 얼마나 많은지, 조합 수익은 얼마나 예측되는지도 따져서 나쁠 것이 없다. 건설사가 제안하는 평형대 비율이 다르기 때문이다. 정부 정책이나 부동산 시장의 유행에 따라 선호되는 평형이 달라질 수 있다.최근에는 건설사마다 조합원들에게 여러 금융지원을 제안하기도 한다. 일명 최저이주비를 보장해 준다거나 사업촉진비 내지는 민원처리비라는 이름으로 실제 조합원에게 발생할 수 있는 금전적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다. 건설사의 이러한 적극적인 금융제안은 조합원 입장에서 충분히 고려해 볼만하다. 조합원의 이주, 소송, 기타 사업 관련 지출을 지원해주는 것이다. 실제 적지 않은 건설사들이 재개발·재건축에서 시공자로 선정되기 위해 적극적인 금융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이런 금융지원은 건설사가 조합에 대여해주거나 무상으로 지원해주는 형태가 있다.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 기준에서는 건설사가 이사비, 이주비, 이주촉진비, 시공과 관련 없는 사항에 대한 금전 및 재산상 이익을 제안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다르겠지만 건설사가 조합원에게 재산상 이익을 제안한 것으로 판단된다면 시공사를 선정한 조합원 총회의 무효확인소송 또는 효력정지가처분신청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법적분쟁은 어디까지나 이의가 제기되거나 문제를 삼는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조합원 사이에 이견이 없고 통일된 의사로 사업이 진행된다면 논란의 여지가 있는 건설사의 금융지원이라도 조합 사업으로 반영이 가능할 수 있다.
시공자 선정은 다른 조합원 총회의 안건과 달리 가중된 정족수(과반수 직접 참석) 등을 요구하며 그 선정 절차가 엄격할 뿐만 아니라 시공자 선정을 위한 조합 비용도 적지 않게 투입된다. 시공자를 제대로 선택하지 않으면 변경이나 해지도 까다로울 수 있고, 건설사와 법적 분쟁도 발생할 수 있다. 시공자 선정이 중요한 이유다.

고형석 < 법무법인 센트로 변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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