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계진출, ‘브랜드 확장’ 성공할까

윤석열 검찰총장이 전격 사퇴했다. 윤 총장은 당초 현 정부 탄생의 일등공신으로 꼽혔다.

하지만 조국 수사로 정권의 ‘눈엣가시’가 됐고 정권을 겨냥한 수사를 밀어붙이다 결국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퇴했다.정치권과 법조계에선 사실상 정계 진출 선언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내년 3월 대선 구도가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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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풀이와 비평

윤석열 총장이 실제로 정계에 진출한다면, 마케팅에서 말하는 ‘브랜드 확장’을 떠올릴 수 있다.

브랜드 확장은 현재의 브랜드명을 새로운 제품범주의 신제품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윤 총장은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는 검사’,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 검사’ 등의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했다.정계 진출은 그런 브랜드 이미지를 ‘검사’라는 기존 제품이 아니라 ‘정치인’이라는 새로운 제품으로 확장하는 셈이다.

브랜드 확장이 성공하면 소비자들은 새 확장제품에 “그래!”라며 호평을 쏟아낸다. 그러나 성공하지 못할 경우엔 “이게 뭐지? 도대체 무슨 생각이야?”라며 등을 돌린다.

브랜드 확장의 성공과 실패를 나누는 요인은 무엇일까. 마케팅 교과서는 “확장제품이 원래 브랜드와 논리적으로 적합성을 가져야 한다”고 설명한다.교과서는 라이터 회사 Zippo를 최악의 브랜드 확장 사례로 꼽는다. Zippo는 ‘Zippo The Woman’이란 여성용 향수에 자사 브랜드를 확장했다.

이 향수는 전통적인 Zippo 라이터 모양 용기에 담겼다. 하지만 향수는 Zippo 브랜드의 핵심역량인 불꽃과 아무런 관련성이 없다.

윤 총장이 정치인이 된다면 사람들은 그의 변신에 대해 ‘적합성’이 있다고 판단할까. 만약 다수가 그렇게 판단한다면 적합성을 인정받은 이유는 뭘까.윤 총장의 향후 행보를 지켜보는 마케터들은 이런 궁금증도 품어볼만 하다.

장경영 선임기자 longr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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