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쇄신 강조한 허창수 "기업가 정신 르네상스 구현"

경총과 통합론엔 선 그어
"대표 경제단체 역할 다할 것"
제38대 전경련 회장에 선임된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이 26일 열린 총회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이 전국경제인연합회 제38대 회장에 취임했다. 허 회장은 “재창립의 마음으로 모든 것을 쇄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한국경영자총협회와의 통합론에 선을 긋고, 혁신을 통해 대기업을 대변하는 대표단체 역할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강조했다.

전경련은 2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제60회 정기총회를 열고 허 회장을 임기 2년의 차기 회장으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로써 허 회장은 6연임을 하며 2011년부터 12년간 전경련을 이끄는 최장수 회장 기록을 세우게 됐다.허 회장은 취임사에서 “무기력한 경제를 반전시킬 수 있는 주인공은 기업”이라며 “임기 동안 ‘기업가 정신 르네상스’를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발 경제위기가 계속되는 엄중한 시기에 중책을 맡게 돼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전경련 창립 60주년을 맞은 올해 재창립의 마음으로 모든 것을 쇄신하겠다”고 강조했다. 허 회장은 또 “불합리한 규제로 애로를 겪는 기업들의 목소리를 한데 모아 정부와 국회에 건의하고, 기업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확대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덧붙였다.

권태신 부회장은 이날 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경총과의 통합론에 대해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또 “(경총으로부터) 공식적이고 구체적인 제안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경총 일각에서 제기되는 일본의 게이단렌(경제단체연합회)과 닛케이렌(일본경영자단체연맹)의 통합 사례와 관련해서도 권 부회장은 “한국과 일본의 상황이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는 “일본은 노사 분규가 없어져 (유사 경제단체가) 합칠 수 있었지만 한국은 노사 분규가 일본보다 217배 많다”며 “경총은 (노사 관계 조율이라는) 고유 목적이 있고, 전경련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는 고유 기능이 있다”고 설명했다. 권 부회장은 “노사 분규가 없어지면 (통합 논의를) 할 수 있지만 나라마다 상황이 다르다”며 “영국산업연맹(CBI) 독일산업협회(BDI) 등 선진국에도 대기업을 대변하는 자율적 경제단체들이 별도로 있다”고 강조했다.4대 그룹의 재가입에 대해선 “회장단에 나이와 상관없이 다양한 분야의 분들이 합류할 수 있도록 하겠지만 4대 그룹 재가입은 이르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기업인들이 경제단체 회장이 됐다”며 “기업인들이 어떻게 경제를 살리고, 국민을 잘살게 할지 의견을 교환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