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경쟁 속의 조화…베토벤 '삼중 협주곡'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베토벤의 ‘삼중 협주곡’(1805)에는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독주자가 필요하다. 그만큼 섭외도 힘들고 출연료도 많이 든다. 이 때문에 평소 친분이 있는 세 연주자가 의기투합하는 경우가 많다. 독주자 셋이 참여하다보니 누군가 튀면 좋지 않고 균형 잡힌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하지만 각자 입장에서는 처지고 싶지도 않을 터이니 더 좋은 연주를 하려고 경쟁할 수밖에 없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연주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서동시집(웨스트-이스턴 디반) 오케스트라’의 2019년 창단 20주년 콘서트 영상이 발매된다기에 먼저 볼 기회가 있었다. 음악감독 다니엘 바렌보임(지휘, 피아노) 외에 아네조피 무터(바이올린)와 요요마(첼로)를 만날 수 있었다. 클래식 음악계의 슈퍼스타들이 이 악단의 성장을 축하한다는 의미 외에도, 앙숙이지만 음악을 통해 중동 지역의 화합을 추구한다는 오케스트라의 설립 취지에 잘 맞는 선곡이 아닐 수 없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무지크바움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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