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침실 성추행 조사하자"…인권위 국감서 여야 난타전

김정재 "집무실에서 신체 밀접 접촉 있었다"
이소영 "사자 명예훼손이다…면책 특권 뒤 숨지 마라"
인권위원장 "조사 중인 사건…12월 말 결론 예상"
지난 7월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故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가인권위원회 국정감사 도중 여야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을 두고 날 선 공방전을 벌였다.

야당이 박원순 전 시장의 여러 성추행 의혹에 대해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하자 여권은 "사자 명예훼손"이라고 맞받아쳤다.

김정재 "집무실에서 신체 밀접 접촉 있었다"

국회 운영위원회의는 30일 국가인권위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인권위가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직권조사 중인 만큼 이에 대한 여야 간 고성이 오갔다. 최영애 인권위원장은 올해 말까지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 조사 결과를 내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최영애 위원장에게 "박원순 전 시장 집무실에서 신체 밀접 접촉이 있었다"며 "무릎에 입술을 맞추고 침실에서 신체 접촉한 사실도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혐의 피해자 측 변호인 김재련 변호사는 지난 7월13일 기자회견을 통해 박원순 전 시장의 집무실에서 피해자 무릎에 입술 접촉하는 행위 등 구체적인 가해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이에 여당 의원들은 김정재 의원 발언이 부적절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원이 민주당 의원은 "야당이 조사 중인 사건을 단정적으로 말해서 인권위를 압박하고 있다"며 "조사를 믿고 기다리면 되는데 발언이 과도하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사자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내용을 얘기할 때는 면책특권에 기대지 말고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국가인권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최영애 인권위원장 "조사 중인 사건…12월 말 결론 예상"

김정재 의원은 의사진행발언 등을 요구했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김태년 운영위 위원장을 향해 "왜 의사진행발언을 방해하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김태년 위원장이 "김정재 의원의 질의 시간이니 다른 의원들은 중간에 질의 방해하지 말라"고 한 뒤에야 국감이 재개됐다최영애 위원장은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사 진행 상황을 묻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조사 중인 사건이어서 밝힐 수 없다"며 "(조사 마무리 시기는) 12월 말 정도까지 예상한다. 진행 속도대로 가고 있다"고 답했다.

일부 의원들의 지난달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영애 위원장이 한 발언이 조사에 차질을 불러온 게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사과를 요청했던 비서실장들도 지금 인권위와 소통하며 협조하고 있다"며 "상황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답했다.

당시 인터뷰에서 최영애 위원장은 "세 사건(박원순, 오거돈, 안희정 사건) 모두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피해자의 호소를 받은 사람이 있었다. 그런데 피해자한테 네가 이해하라는 식으로 묵살했다"고 말했다. 이에 김주명, 오성규 전 서울시 비서실장들은 인권위가 사안을 단정한다며 조사 불출석 의사를 표했다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국가인권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태년 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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