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의 통큰 결단 "4년 더 KPGA 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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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포인트·상금 순위 연장현대자동차그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직격탄을 맞은 국내 프로골프계에 ‘키다리 아저씨’로 떠올랐다.
선수 위해 상금 일부도 선지급
한국프로골프(KPGA)투어는 지난 29일 서울 대치동 제네시스 강남에서 제네시스와 후원 연장 계약을 맺었다고 31일 밝혔다. 2016년부터 4년간 KPGA를 후원한 제네시스는 앞으로 4년을 더해 2023년까지 총 16억원 규모의 후원금을 KPGA에 지원한다.한국프로골프(KPGA)투어는 지난 29일 서울 대치동 제네시스 강남에서 제네시스와 대상 포인트, 상금 순위에 대한 후원 연장 계약을 맺었다고 31일 밝혔다.
제네시스는 이번 계약과 함께 통 큰 결정도 내렸다. 올해 코로나19로 대회가 취소, 연기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KPGA 코리안투어 선수들을 지원하기 위해 제네시스 포인트 보너스 상금 중 일부를 격려금으로 선지급하기로 했다. 올 시즌 KPGA 코리안투어 멤버 224명 전원이 대상자다. 홍순상 코리안투어 선수대표는 “어려운 시기에 뜻깊은 결정을 내려준 제네시스 관계자분들이 고마울 따름”이라며 “선수들은 매 대회 최선을 다해 멋진 경기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들도 코로나19 이후 초유의 위기를 맞은 프로골프계를 지원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기아자동차는 다음달 18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올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이자 ‘내셔널 타이틀’ 대회인 한국여자오픈을 개최한다.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예정된 대회 중 3분의 1이 취소된 가운데 내려진 깜짝 결정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프로암 행사도 어렵고 갤러리도 초대하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대회를 열어 투어 생태계를 지키는 것이 골프계와 기업이 상생하는 길”이라며 “내셔널 타이틀이 걸린 격을 생각했을 때 대회를 취소하거나 연기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현대카드는 지난 24일 ‘현대카드 슈퍼매치 고진영 vs 박성현’ 경기를 열었다. 여자골프 세계 랭킹 1위와 3위가 맞붙은 이 경기는 코로나19 이후 대회에 목말랐던 세계 골프계의 주목을 받았다. 뉴욕타임스, 로이터 등 외신에서도 이 둘의 경기 내용과 무승부라는 결과를 비중 있게 다뤘다. 제네시스는 국내 최대 상금 규모의 ‘제네시스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을 예정대로 오는 10월 개최하기로 했다. 더불어 1일 경기 용인 플라자CC에서 열리는 ‘KPGA 스킨스게임 2020’에도 후원사로 참여했다. 기아차와 제네시스는 각각 KLPGA 10개 대회와 KPGA 5개 대회에 K9과 G70을 홀인원 상품으로 내놓기도 했다. 한 투어 프로는 “제네시스 포인트 격려금은 생계 전선에 몰린 선수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코로나 사태 이후 선수들이 현대차그룹만 보인다는 얘기들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