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4년 만의 '반감기 호재'에도 약세

가격 1040만원 내외서 횡보
2016년엔 30배 넘게 상승랠리
"상승 재료" vs "호재 先반영"
Getty Images Bank
비트코인 시세가 4년 만에 ‘반감기’(채굴자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 호재를 맞았음에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빗썸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8일 1200만원대를 터치했으나 12일에는 1040만원대 안팎을 유지하는 등 횡보를 지속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앞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각국이 양적완화 정책을 펴고 반감기 기대가 겹치는 등의 영향으로 약 두 달간 두 배 넘게 급등했다.비트코인은 한국시간으로 12일 오전 4시20분께 세 번째 반감기를 맞아 블록당 채굴 보상이 12.5비트코인에서 6.25비트코인으로 줄어들었다. 전체 발행량이 제한된 비트코인은 4년마다 반감기를 통해 채굴 보상(공급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있다. 지난 반감기인 2016년 당시엔 약 80만원대를 유지하던 비트코인 가격이 반감기 직후 30배 넘게 상승한 끝에 2017년 최고점인 2800만원 선까지 급등한 바 있다.

업계는 비트코인 수요가 현재 수준으로 유지된다는 전제하에 반감기로 신규 공급량이 절반으로 줄어들면 시세가 오를 것으로 점쳐왔다. 대표적 비트코인 옹호론자인 톰 리 펀드스트랫 수석애널리스트는 “올해 비트코인의 실적은 전통적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와 금을 뛰어넘었다”며 “주식 등 전통적인 시장이 전방위로 붕괴하지 않는다면 달러 약세는 반감기와 함께 비트코인 가격 상승 재료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반감기를 비트코인 가격 상승 호재로만 단순하게 해석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맞서고 있다. 스콜 프리먼 JS캐피털 공동창업자는 이번 반감기가 도리어 비트코인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감기는 비트코인 가격에 선(先)반영돼 있다. 현시점에선 채굴업자들도 사업모델을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부정적 입장을 견지해온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도 10일 비트코인이 반감기를 앞두고 떨어진 것과 관련, “아무런 뉴스와 이슈 없이 15% 추락했다. 비트코인은 스캠(사기)”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비트코인은 소수 고래(거물)에 의해 통제되는 완벽하게 조작된 시장”이라고 주장했다.

김산하 한경닷컴 기자 san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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