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커뮤니티 "팬데믹 올 때까지 검사받지 말라"

10일 오후 이태원 클럽 관련 경기 안양·양평 확진자가 다녀간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블랙수면방 간판. 연합뉴스
이태원 클럽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감염이 확산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일부 성소수자 커뮤니티에선 당분간 절대 감염검사를 받아선 안 된다는 글이 올라와 논란을 사고 있다. 2차 감염이 본격화된 이후에 검사를 받아야 성적 취향을 들키지 않는다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10일 한 성소수자 커뮤니티엔 이태원 등 클럽에 방문한 이들은 절대 검사를 받아선 안 된다는 내용의 글이 게재됐다. 검사를 받았다가 확진 판정이 날 경우 성적 취향이 공개돼 사회적으로 매장된다는 이유에서다.이 글의 게시자는 "당신이 감염됐다면 지역사회 감염도 시작됐다는 것"이라면서 "팬데믹(대유행)이 올 때까지 무조건 버텨야 한다"고 강조했다. 팬데믹이 시작되면 대구·경북의 확산 사례처럼 동선공개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성적 취향을 덮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게시자는 "최대한 많은 사람이 걸리길 빌라"는 내용으로 글을 마무리했다. 글이 확산하면서 논란을 사자 해당 커뮤니티 운영자는 "해당 게시글은 커뮤니티의 공식적인 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문제가 된 클럽이나 찜질방 등에 방문했던 이들은 자발적으로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해명했다.

방역당국은 이태원 등 클럽에서 확산한 코로나19 확진자의 3분의 1가량이 무증상 상태에서 확진된 것으로 조사된 만큼 감염 여부 조사에 협조해줄 것을 당부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신속하게 검사를 받아야 본인의 건강뿐 아니라 가족과 동료, 사회, 공동체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유념해주시기를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면서 "최대한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도 "개인의 신상 정보가 드러나거나 특정화되지 않는 범위로 동선을 공개해서 동선을 거쳐 간 분들이 조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