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이천 참사' 조문 논란에 통합당 "오만해졌는가"

"오만한 민주당 버릇 잡겠다더니…"
"자신도 오만해진 것은 아닌지 돌아보라"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5일 경기 이천시 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 마련된 이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이천 물류창고 화재 참사 희생자 분향소 방문 시 유가족과 언쟁이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미래통합당이 "오만한 더불어민주당의 버릇을 잡겠다던 이 전 총리가 자신도 오만해진 것은 아닌가"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황규한 통합당 부대변인은 6일 '오만한 민주당 버릇, 잡아놓겠다고 다짐했던 이낙연 당선인. 자신부터 돌아볼 일이다'라는 논평을 내고 이같이 밝혔다.앞서 이 전 총리는 5일 이천 물류창고 화재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은 자리에서 유가족들과의 면담 도중 유가족들과 언쟁을 빚었다.

조문을 마친 이 전 총리가 유가족 대기실로 들어서자 유가족들은 "노동자들의 죽음이 계속 이어지는데 어떻게 할 거냐", "이번 사고에 대한 대책을 갖고 왔나" 등의 질문을 쏟아냈으며 이에 이 전 총리는 "제가 지금 현직에 있지 않아 책임이 있는 위치에 있는 게 아니다"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유가족이 "오는 사람마다 매번 같은 소리"라고 비판하자 이 전 총리는 "책임이 있는 사람이 아님에도 자기가 뭔가를 하겠다고 하는 건 맞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유가족들이 "사람들 모아놓고 뭐 하는 거냐"라고 묻자 "제가 모은 게 아니지 않습니까"라고 답해 유가족들의 반발을 샀다.황 부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친정어머니 같은 정치인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늘 심판받는 마음으로 겸손하게 임하고 국민을 두려워해야 한다'라는 이 전 총리의 과거 발언을 언급하며 "이 전 총리는 합동분향소를 찾은 자리에서 '현직에 있지 않아 책임 있는 위치가 아니다'라는 무책임한 답변을 내놓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어제 이 전 총리의 태도에서는 친정어머니는 떠올릴 수도 없었고, 국민을 두려워하는 마음도 찾아볼 수 없었다"라면서 "이 전 총리는 불과 석 달 전까지 국무총리를 지낸 바 있다"라고 덧붙였다.

또 "2017년 제천에서 화재사고 당시에는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조사하겠다'라며 유가족에게 다짐했고 2018년 밀양 화재 참사 당시에는 '죄인 된 마음으로 국가안전대진단을 실시하겠다'고까지 말했다"라면서 "(그러나 어제는) '책임 있는 자리가 아니다', '국회의원이 아니다'라고 하며 오히려 유가족을 더욱 분통 터뜨리게 했다"라고 전했다.황 부대변인은 "전직 국무총리로서 반복되는 화재사고에 일말의 책임감을 느꼈더라면, 유력한 대선후보로 회자되는 인물이라면, 그리고 21대 국회에서 일하게 될 국회의원이라면 적어도 유가족들에 대한 진정어린 위로와 반성, 성의 있는 답변과 경청으로 임했어야 했다"라면서 "이 전 총리는 선거운동 마지막 날 '오만한 민주당 버릇, 잡아놓겠다'고 국민 앞에 다짐했다. 자신도 오만해진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라고 강조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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