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스톰" 뉴욕증시 브레이크 풀렸나…연준 구원투수 기대

'어디까지 갈지 모른다' 우려에 뉴욕증시 반등없이 연일 급락
금리인하 기대 고개…골드만삭스 "6월까지 세차례 인하" 전망

미국 뉴욕증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에 사로잡혀 연일 급락하고 있다. 맹위를 떨치고 있는 코로나19가 언제, 어디까지 확산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패닉의 가장 큰 배경이다.

특히 코로나19가 발원지인 중국을 넘어서 세계 곳곳으로 빠르게 확산하자 투자자들이 주식 등 위험자산에서 국채 등 안전자산으로의 급격한 쏠림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주가는 급락하고 미 국채 가격은 급등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오래 갈수록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충격도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 주 닷새 연속 하락…3대지수 모두 조정장세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장중 하락세를 보이며 이번 주 들어 닷새 연속 하락을 기록하고 있다.

보통의 경우 큰 폭의 하락 이후 저가 매수세가 몰리면서 최소 수일 만에 반등하는 것이 상식이지만 코로나19 공포에는 제동이 풀린 모양새다. 이날 오후 1시 현재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476.04포인트(1.85%) 미끄러진 25,290.60을 나타내고 있다.

장중 1,085포인트 밀리면서 4.2%의 급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같은 시각 각각 1.27%와 0.55%의 하락을 기록 중이다. 다우지수는 지난 24일 1,031포인트 급락한 것을 시작으로 25일 879포인트, 26일 123포인트, 27일 1,190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3대 지수 모두 고점에서 10% 이상 하락해, 조정 장세에 들어섰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어디까지 확산할지, 또 그것이 글로벌 경제 성장에 얼마나 악영향을 끼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우려를 더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퍼펙트 스톰" 우려도…연준 '구원투수' 기대
WSJ과 CNBC 방송 등에 따르면 전문가들도 잇따른 우려 속에서도 명확한 전망을 하지 못하고 있다.

베어드의 패트릭 스펜서 이사는 계속되는 주가 급락에 "우리는 오늘 아침 소방 호스로 물을 들이켜고 있다"고 비유했다.

`아테나 캐피털 어드바이저'의 더그 코헨 이사는 "이것은 불행하게도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최악의 상황)'"이라면서 "이것은 표준 경제적 교과서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펜 뮤추얼 애셋 매니지먼트의 지웨이 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시장이 현재 패닉을 느끼고 있다.

누구도 이 상황이 얼마나 악화할지 모른다"면서 "균형(중심)을 유지하면서 아직 저가매수에 나서지 않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이코노미스트인 피터 딕슨은 "투자자들이나 애널리스트들이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예측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면서 "우리는 (시야가 안보여) 계기비행을 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시장이 크게 동요하면서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연내 3~4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가 고개를 들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3월 0.25%포인트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61.6% 반영했다.

골드만삭스의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얀 하치우스는 이날 연준이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3월부터 6월까지 3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전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소속 기업의 올해 순이익이 지난해 대비 '제로(0)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는 연준과 다른 나라의 중앙은행들이 코로나19에 대응해 조만간 행동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연준 관리들은 추가 금리에 선을 긋고 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코로나19 사태가 성장 기대를 이미 손상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연준의 현 정책은 좋은 위치에 있다"면서 동결 기조를 옹호했다. 불러드 총재는 코로나19가 글로벌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가면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지만 현시점에서 그런 상황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