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EU 정상회의 의장 "對中 관계 美에 휘둘리지 않겠다"

미셸 의장 WSJ과 인터뷰…"中과 경제협력 강화 우선 추진"
유럽연합(EU) 각국 정상의 회의체를 이끌게 된 새 상임의장이 미국과 중국의 여러 갈등 속에서도 중국과 경제협력 강화를 EU의 우선 과제 중 하나로 꼽았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가 EU의 대중 관계를 좌지우지하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19일(미국동부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밝혔다.

벨기에 총리 출신의 미셸 의장은 이달 1일 도날트 투스크 전 의장의 후임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경제적으로나 지정학적으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커지는 데 우려를 나타낸 미셸 의장은 "우리는 미국의 부하 동료가 아니다"며 "우리는 미국과 확실하게 대화를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시에 우리는 우리 어젠다와 관심사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발언은 유럽의 5세대 이동통신 사업에서 중국 화웨이를 배제하라고 요구하는 등 대중 관계를 둘러싼 미국의 압박을 맹목적으로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미셸 의장은 내년에 EU와 중국이 무역·투자 협상이 빠르게 진전되고, EU 기업에 대한 중국의 시장 개방이 확대되는 등 경제 협력 강화를 기대했다. 그는 "우리가 우리 시장을 열면 우리 파트너도 (중략) 시장을 연다는 보장을 받아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년에 EU와 중국 사이에 두 차례 정상회담 일정이 잡혔다.

미셸 의장은 "50개 목표와 50개의 다양한 관심사를 들고 중국과 정상회담을 할 생각은 없다"며, "내년은 EU와 중국 관계에서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셸 의장은 또 과거 EU의 대중 관계 정책이 중구난방이었다고 지적하면서, 각국의 접근 방향이 일치하도록 회원국 정상들을 설득할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EU는 앞서 올해 외국인 투자 기준을 강화한 데 이어 공공부문 입찰에서 중국의 참여를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데, 이는 중국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대중 관계를 둘러싼 EU의 분열을 조장한다는 우려를 드러낸다고 WSJ은 분석했다.

WSJ은 또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가 '미국 최우선주의'를 추구하고 중국·러시아는 무력 전개를 주저하지 않는 분위기 속에 EU가 지정학적 자치성과 공동의 군사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압력이 커졌다고 진단하면서, 이러한 입장을 주도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신임 미셸 의장이 정치적 동지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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