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공장의 힘…의류 年 2억장 '척척'

'축구장 50배 크기' 한세실업 베트남 띠엔장 공장 가보니…

생산성 높이고 불량률 '뚝'
한세실업 "실적 반등할 것"
베트남 현지 직원들이 지난 15일 한세베트남 띠엔장(TG) 생산법인에서 의류를 제작하고 있다. /베트남(띠엔장)=나수지 기자
베트남 호찌민에서 차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띠엔장의 한세실업 생산법인. 축구장 50배 크기인 36만3636㎡ 부지 위에 공장이 들어서 있다. 최근에 지어진 공장에선 미국 의류 브랜드인 칼하트의 후드 재킷을 생산 중이다.

공장 내부에선 다양한 옷감이 옷걸이에 걸린 채 공정에 맞춰 움직였다. 한세실업의 세 번째 생산시설인 띠엔장 공장에선 자체 스마트 공장 시스템인 ‘햄스(HAMS: Hansae’s Advanced Management System)’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이 공장에선 작업장의 효율, 원부자재 소진율 등 각종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집계된다. 이렇게 집계된 수치는 서울의 한세실업 본사에도 실시간으로 전송된다.김석환 한세예스24홀딩스 대표는 “스마트 공장 시스템을 내년 국내외 전 공장에 적용할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내년 한세실업은 매출 2조원, 그룹 전체는 매출 3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글로벌 스마트 시스템 본격 가동”

한세실업의 띠엔장 공장은 베트남에서 가장 큰 규모와 최신 설비를 갖췄다. 생산 의류가 하루 18만 장(연간 7000만장)에 달한다. 베트남 공장 3곳의 총생산량은 연간 2억 장이다. 이곳에서 생산된 의류는 호찌민 남쪽의 항구로 운반돼 미국행 배를 탄다. 베트남 대미 의류 수출의 7%에 해당하는 옷이 한세실업 베트남법인에서 생산된다.

띠엔장 공장을 움직이는 힘은 고도로 자동화된 설비다. 원단 재단부터 봉제, 부자재 조립 등은 대부분 기계가 한다. 재봉 기계 위에 천을 올리거나 마지막 다림질하는 정도가 사람의 몫이다. 한 직원의 일처리 속도가 느려 병목현상이 생기면 천장에 연결된 행거가 손이 비는 직원 쪽으로 일감을 배분한다.

신수철 한세실업 띠엔장법인장은 “옷을 자동으로 옮기는 행거시스템만으로도 3%가량의 생산성 개선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전 공정에서 스마트 공장 시스템을 도입하면 기존보다 생산성이 30% 이상 향상된다”고 설명했다.스마트 공장 도입으로 불량률도 현저하게 줄었다. 띠엔장 공장에서 생산하는 칼하트가 요구하는 불량률은 1% 후반. 평균 업계 요구 수준인 4%보다 훨씬 낮지만 한세실업은 이를 맞추고 있다.

신 법인장은 “내년 4월 두 개 공장에 추가로 설비를 갖춰 생산라인을 현재 94개에서 120개로 늘릴 예정”이라며 “주문량에 따라 최대 200개까지 생산라인을 확충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올해가 실적성장 원년”한세예스24홀딩스는 그룹 ‘캐시카우’인 한세실업을 앞세워 내심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대하고 있다. 한세실업의 영업이익은 지난해를 포함해 3년 연속 줄었다. 수직계열화와 공장 증설로 인한 비용이 늘고 미국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탓이다. 올해는 영업이익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는 원년이 될 것이라는 게 한세실업의 전망이다.

김 대표는 “스마트 공장 확대와 수직계열화로 생산 효율성이 높아졌고 유럽을 비롯한 신규 시장도 적극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라며 “지난해까지 최근 4년간 연평균 2.3% 감소했던 의류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부문 매출이 올해부터 3년 동안은 연평균 5.3%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세예스24홀딩스 유·아동복 자회사인 한세엠케이와 한세드림도 내년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완영 한세엠케이 패션본부장은 “한국 아동복 시장과 달리 꾸준히 성장하는 중국 아동복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띠엔장)=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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