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의 '毒한 변신'…섹시한 남자로 돌아왔다

정규 앨범 3집 '언 오드'로 컴백
5일 만에 음반판매 65만장 돌파
그룹 세븐틴이 지난 16일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정규 3집 ‘언 오드’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열고 있다. 서예진 한경텐아시아 기자 yejin@hankyung.com
그룹 세븐틴이 음반 판매량 자체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며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6일 공개한 정규 3집 ‘언 오드(An Ode)’를 통해서다. ‘언 오드’는 초동 판매량(발매 첫주 판매량) 집계 기간이 끝나기도 전에 종전 최고 기록(33만 장)의 두 배 가까이 팔렸다. 기존의 밝고 청량함 대신 치명적이면서 섹시한 이미지를 선택한 세븐틴의 변신이 제대로 먹혀든 결과다.

‘언 오드’는 2015년 데뷔한 세븐틴이 그간 발표한 앨범 중 가장 큰 의미를 담은 역작이다. 1년10개월 만에 발매한 정규앨범일 뿐만 아니라 과감한 변화로 음악적 세계관을 확장했기 때문이다. 세븐틴은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데뷔 후 처음으로 어둡고 차가운 음악을 시도했다.음반 발매 당일 서울 안암동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쇼케이스에서 세븐틴은 이런 변화에 대해 “자연스러운 이음새”라고 설명했다. 우지는 “장르를 확실히 확장하고 싶었다”며 “새 앨범을 만들 때 우리가 지금 가장 잘할 수 있는 메시지를 생각하며 작업하는데, 이번에는 어둡고 무서워하는 내면을 보여드리게 됐다”고 밝혔다. 에스쿱스는 “우리가 치밀하게 계획을 짠 앨범이다. 승부수라고 생각하고 독기를 품고 준비했다”며 남다른 자신감을 드러냈다.

앨범에는 타이틀곡 ‘독:피어(Fear)’를 비롯해 ‘히트(HIT)’ ‘거짓말을 해’ ‘렛 미 히어 유 세이(Let me hear you say)’ ‘럭키(Lucky)’ ‘스냅 슛(Snap Shoot)’ 등 단체곡과 유닛곡 ‘247’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 ‘백 잇 업(Back it up)’ 등 멤버들이 작곡·작사에 참여한 11곡이 수록됐다.

‘독:피어(Fear)’는 묵직한 베이스 사운드 기반의 리듬앤드블루스(R&B) 장르다. “넌 내 기억을 지워야 돼 I’m poison / 이 선을 넘지 못한 나를 사랑해줘” “이렇게 너를 위험에 눈뜨게 하고 싶지 않아” 등 두려움을 독(毒)에 비유하며 나의 독이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퍼질까 걱정돼 가까이하지 못한다는 비극을 가사에 담았다.
각 잡힌 칼군무로 ‘퍼포먼스 장인’이라고 불리는 세븐틴은 절제된 섹시함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퍼포먼스를 준비했다. 강함과 부드러움을 오가는 안무, 두려움과 어두움을 마시는 포인트 안무 등이 곡의 매력을 배가시켰다.

“음악을 선보이기 전에 두려움도 있었어요. ‘이런 변화를 안 좋아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은 아니고요. 열심히 이 위치까지 올라온 우리가 더 많은 걸 보여줘야 하는데 그런 기대를 채워주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에요. 그런 감정을 고스란히 녹여내다 보니 지금의 곡이 나왔어요. 두려움을 음악으로 잘 녹여낸 것 같습니다.”(우지)

세븐틴의 변화는 대중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다. ‘독:피어(Fear)’는 국내 전 음원차트 상위권을 장악했고 아이튠즈 K팝 앨범 차트 24개 지역 1위, 영국 등 13개 지역 송(song) 차트 1위에 올랐다. 무엇보다 앨범 판매량이 압도적이다. ‘언 오드’는 발매 당일 국내 최대 음반 판매량 집계 사이트인 한터차트의 일간차트 1위를 포함해 각 음반 판매 사이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월에 나온 미니 6집 ‘유 메이드 마이 던(YOU MADE MY DAWN)’의 판매량 33만 장을 발매 3일 만에 가뿐히 넘었다. 발매 5일째인 20일 65만 장을 돌파하며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해외에서도 세븐틴의 변화에 주목했다. 미국의 음악 전문 채널 MTV는 “세븐틴은 K팝 히트 메이커”라며 “‘독:피어(Fear)’는 중독적”이라고 극찬했다. 미국 빌보드는 “매끄러우면서도 힘차고, 때로는 독이 있는 춤으로 노래를 이끈다”고 호평했다.

세븐틴의 이번 앨범 활동 목표는 1위가 아니라 팬이다. 민규와 에스쿱스는 “독을 품었지만 1등이 목표는 아니다. 후회 없이 멋있게 활동하고 싶다”며 “팬들이 자랑스러워하는 세븐틴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우빈 한경텐아시아 기자 bin06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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