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한국 화이트리스트 제외…일본 맥주 수입 감소세 빨라진다

7월 일본 맥주 수입 34.6%나 줄어…일본 맥주 비중 15%로 '뚝'
한국 화이트리스트 배제로 일본 맥주 불매운동에 확산 조짐
편의점도 일본 맥주 빼놓고 할인 행사 전개
노노재팬에 올라온 일본 맥주 불매 리스트. (사진 = 노노재팬)
일본 불매 운동으로 7월 우리나라의 일본 맥주의 수입이 34% 감소했다.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수출절차 간소화 국가)에서 제외하면서 일본 맥주 수입은 더 빠르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2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의 맥주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13% 감소했다. 7월 일본 맥주의 수입은 34.6%나 줄었다. 이에 지난해 수입 맥주 중 25%를 차지했던 일본 맥주 비중은 지난달 15%까지 뚝 떨어졌다. 일본 불매 운동이 7월부터 전개되면서 여기에 따른 타격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달 편의점에서 일본 맥주 판매는 6월보다 30~50%가량 감소했다. 편의점 CU에선 지난달 일본 맥주의 판매는 51%나 줄었으며 GS25에서도 40.6% 감소했다. 세븐일레븐에서도 일본 맥주 판매는 33% 줄었다.

당분간 일본 맥주 수입의 감소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일본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정령 개정안을 각의에서 의결하면서, 일본 불매운동이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서다. 화이트리스트는 일본이 수출 심사를 할 때 절차를 간소화해주는 국가 목록을 의미한다. 정령 개정안은 아베 신조 총리,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의 서명으로 통과된 뒤 공포 절차를 진행한다. 나루히토 일왕 명의로 공포되면 21일 이후부터 실제로 시행된다.

맥주의 주요 판매 채널인 편의점 업계도 일본 맥주 불매 운동에 힘을 싣고 있다. 편의점 CU는 8월 말까지 '수입맥주 4캔 1만원' 행사에서 카스와 클라우드 500ml 캔 맥주 할인을 전개하고 있다. 여기에 국산맥주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태극기도 부착했다.GS25도 이달부터 카스 카스라이트 프리미어OB 등 4종을 1만원에 판매하고 태극기를 전면에 내세웠다. GS25 관계자는 "일본 맥주도 시판 중에 있지만, 국민 정서를 감안해 일본 맥주를 할인 행사 품목에서 제외해 8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들도 일본 맥주 불매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일본 맥주 불매운동 리스트도 인터넷 상에서 확산하고 있다. 일본 맥주 리스트엔 ▷에비스 ▷삿포로 ▷기린 ▷산토리 ▷아사히 맥주의 사진이 올라와 있다.

일본 상표로 된 맥주 뿐 아니라 일본 기업이 소유한 맥주까지 가려내고 있다. 한 30대 남성은 "홈플러스에 왔는데 외국 맥주 코너에 일본 맥주가 싹 치워져 있었는데 참 바람직한 현상"이라며 "하지만 체코 맥주인 필스너 우르켈도 일본 회사 소유라는 점은 함정"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에서 시판 중인 체코 맥주 '필스너 우르켈'과 '코젤', 이탈리아 '페로니', 네덜란드의 '그롤쉬', 폴란드의 '타스키에'와 '레흐', 헝가리의 '드레허' 등 다수 유럽 맥주 브랜드는 아사히 그룹 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다. 일본 아사히는 2016년 말 필스너 우르켈 등 동유럽 맥주브랜드를 9조원에 사들였다. 칵테일 주류인 KGB와 크루저도 아사히가 소유하고 있다.

더불어 국산 맥주 소비를 촉진하자는 분위기도 흘러나온다. 네티즌들은 인스타그램에 테라 맥주를 사진으로 올리면서 #일본맥주불매 해시태그를 달고 있다.

또 △경복궁 △제주위트에일 △제주 백록담 에일 △광화문과 같은 국산 맥주를 선택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20대 여성은 "요즘 누가 일본 맥주를 먹나"며 "지역맥주도 인기를 끌고 있다. 라벨도 예쁘고 맛도 좋고 수제맥주를 애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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