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베어스타운 '여름 유혹'…하얀 슬로프 보며 낭만 바비큐 파티

여행의 향기
한여름에도 새하얀 설원 풍경을 유지하는 슬로프
공기 좋고 물 맑기로 소문난 ‘산소도시’ 포천. 여름휴가 시즌이 다가오면서 포천 베어스타운(bearstown.com)을 향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초록 가득한 자연과 함께 수영, 집라인 등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베어스타운을 겨울여행지로 생각하기 쉽지만, 여름 놀거리가 가득해 여름 휴가지로도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새하얀 슬로프를 보며 즐기는 바비큐와 장애물을 헤쳐나가는 숲 속 어드벤처는 베어스타운이 품고 있는 색다른 매력이다. 서울에서 차로 40~50분이면 닿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도 베어스타운의 큰 장점이다.

한여름에 즐기는 겨울 분위기
타워콘도 객실
베어스타운에 가면 겨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타워콘도 로비부터 리조트 곳곳에 스키와 스노보드로 만든 인테리어는 겨울로 시간여행하는 기분을 안겨준다. 노르딕 패턴의 소파와 의자를 비롯해 벽에 걸려 있는 액자도 눈 풍경을 가득 담고 있다. 벽에는 스키가 나오기 이전에 사용하던 눈 신발 ‘설피’도 걸려 있다. 사슴뿔 모양의 조명과 북유럽 감성의 소품은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리조트 곳곳에 포토제닉한 공간도 마련돼 있다. 여러 개의 스키를 이어 만든 스키벤치, 커다란 곰 조형물은 놓치지 말아야 할 포토존이다. 2층에 있는 카페테리아도 사진 찍기 좋은 장소다. 천장에 닿을 듯한 큰 곰의 환영을 받고 들어가면, 벽에는 스키로 프레임을 짠 액자가 고풍스럽게 걸려 있다. 1985년 스키장을 오픈한 긴 역사에 세련된 감성을 더한 뉴트로 스타일을 구석구석에서 보여준다.

새하얀 슬로프 앞에서 맛보는 바비큐베어스타운의 인기 상품 중 하나는 야외 바비큐 프로그램이다. 상차림도 알차지만, 다른 곳에서 기대할 수 없는 이색적인 풍광이 있다. 새하얀 슬로프다. 여름인데도 초록이 아니라 하얀색으로 제대로 겨울 풍경이다. 분명 여름인데 눈이 쌓인 듯한 하얀 슬로프를 보니 눈이 휘둥그레졌다. 슬로프가 하얀 이유는 피스랩이라는 인공스키장을 조성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피스랩이 문을 열면 신나게 스키 타는 사람들을 보며 바비큐를 맛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베어스타운 인기 상품 중 하나인 야외 바비큐
새하얀 슬로프와 함께 초록색 잔디도 바비큐의 낭만을 더했다. 드넓게 펼쳐진 초록색 잔디에 놓인 웨버 그릴은 서 있는 자체만으로 어깨를 들썩이게 했다. 두툼한 고기에 통통한 닭다리, 소시지와 매콤한 주꾸미, 구운 옥수수와 사이 좋게 놓인 각종 채소가 고조된 기분을 한껏 올려줬다.

옆 테이블에서는 할머니와 손자, 엄마가 오붓하게 앉아 오랜만에 실력을 발휘하는 아빠의 고기 굽는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정성껏 고기를 구워 아이 접시에 놓으면 아이는 엄지손가락을 세워보이며 아빠와 눈을 맞췄다. 친구끼리 놀러온 이도 적지 않았다. 여기저기에서 웃음소리와 맥주잔 부딪치는 소리가 파도처럼 넘실거렸다.

자신감 키워주는 산림 레포츠베어스타운에는 신나게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도 있다. 자연을 벗 삼아 하늘을 나는 즐거움과 짜릿한 레포츠를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집라인과 숲 속 어드벤처 프로그램이다. 집라인은 수영장 위를 가르며 오가는 왕복 300m 코스로 짜릿함을 맛볼 수 있다.
베어스타운의 대표 액티비티 ‘집라인’
집라인에 도전했다. 헬멧을 쓰고 출발대에 서니 눈앞이 아찔했다. ‘스리, 투, 원’을 외치고 발을 허공으로 던지자 온몸에서 아드레날린이 폭발했다. 150m 거리를 시원하게 집라인을 타고 내려왔다. 마음속 답답함이 다 날아간 기분이었다. 잠시 숨을 고른 뒤 나무 계단을 올랐다. 왕복코스라 출발 지점을 향해 다시 집라인을 타기 위해서다. 처음에는 앉은 자세로 출발했는데, 돌아올 때는 마치 번지점프를 하듯 몸을 던져야 했다. 스릴의 강도가 달랐다. 멋지게 타고 싶은 바람은 물거품이 됐지만 아찔함은 제대로 즐겼다.

집라인으로 몸을 푼 후 숲 속 어드벤처 프로그램에 도전했다. 숲 속 어드벤처 프로그램은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나무와 나무 사이를 이동하며 장애물을 극복하는 삼림모험 레포츠. 코스는 열 가지로 정글로프를 시작으로 미니타잔 등 아찔한 코스를 지나 암벽횡단까지 이어진다. 어드벤처 코스를 담당하는 임종국 자연과사람 본부장은 “모험심과 협동심을 키워주는 최고의 프로그램으로 유럽에서는 쉽게 볼 수 있다”며 “인공 구조물이 아니라 나무를 이용해 자연 속에서 즐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숲 속 어드벤처 프로그램 ‘삼림모험 레포츠’
설명을 듣고 사다리에 올랐다. 아래에서는 힘들어보이지 않았는데, 올라가니 겁이 덜컥 났다. 첫 번째 코스부터 만만치 않았다. 정글로프는 줄을 잡고 외줄을 건너는 코스였다. 줄타기 공연을 앉아서 보기만 했지 직접 해보긴 처음이었다. 온몸이 덜덜 떨렸다. ‘과연 할 수 있을까?’와 ‘일단 해보지 뭐’ 두 생각이 머릿속에서 다툴 즈음 건너편에 서 있던 안전요원이 “잘하고 있어요. 어렵지 않으니까 조금만 더 힘내세요”라고 용기를 북돋아줬다. 그 덕분에 스릴 넘치는 10코스를 겨우 마무리할 수 있었다. 되든 안 되든 해 보는 게 답이라는 것, 그리고 작은 응원이라도 큰 힘이 된다는 두 가지 교훈을 다시 한 번 새긴 소중한 시간이었다.

어린이를 위한 ‘숲 속 놀이터’와 수영장어린아이와 함께 여행하고 있다면 숲 속 놀이터를 놓치면 안 된다. 올해 5월 5일 문을 연 시설로 체중 20㎏ 이하의 유아 전용 놀이터다. 미니 집라인부터 앙증맞은 미니 비행기 그네, 미니 출렁다리 등 일반 놀이터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한 놀이기구를 이용할 수 있다.

숲 속 놀이터 앞에는 가족 단위 여행자에게 가장 인기 있는 동물농장이 자리하고 있다. 우아한 털을 자랑하는 조랑말부터 귀여운 염소와 양, 앙증맞은 돼지, 사랑스러운 토끼가 어우러져 살고 있다. 사육사가 상주하고 있어 원한다면 농장 안에 들어가 동물들에게 직접 먹이를 줄 수도 있다. 운이 좋다면 파란색 털을 자랑하는 앵무새 청아도 볼 수 있다. 어깨나 팔에 앵무새를 올려놓고 사진 한 장 남겨보자.

날이 더워질수록 수영장을 찾는 이들도 늘고 있다. 베어스타운 야외 수영장은 휴양림에 온 것처럼 울창한 나무 아래에서 시원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유아풀과 성인풀, 게임풀로 나뉘어 있는데, 게임풀에서는 수영장 안에서 통나무 굴리기 게임도 할 수 있다. 수영장 구석구석이 코코몽 캐릭터로 꾸며져 있어 어린이들이 특히 좋아한다. 베어스타운 수영장의 특징 중 하나는 취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수영장 옆 데크에서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고, 외부에서 음식을 주문해 먹을 수도 있다. 여름 휴가 시즌을 맞아 10월 말까지 오후 7시부터 오전 1시까지 치맥 풀파티도 벌인다.

포천=글·사진 채지형 여행작가 travelguru@naver.com여행정보

숲 속 어드벤처는 키 140㎝ 이상이어야 참여할 수 있다. 자녀와 부모가 함께 도전하면 즐거움이 배가된다.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대화와 스킨십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는 성취감을, 부모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겨준다. 추천 메뉴는 2층 카페테리아의 빅베어돈가스정식. 타이틀이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크고 맛있다. 주말에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마법학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니 가기 전에 웹사이트를 살펴보자. (031)540-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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