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달러강세 속 미국 제조업계도 '살얼음판'

작년 대호황 뒤 자동차·건설업 부진에 연쇄 타격
생산·고용 동반부진…미국 경제 성장세 둔화 부채질
무역전쟁과 달러 강세 속에 미국 제조업계도 위기감이 전파되고 있다.9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의 올해 제조업 경기는 작년과 비교할 때 뚜렷한 둔화를 겪고 있다.

미국은 작년 공업생산이 역대 최고 수준에 달했고, 제조업 전반에 걸친 일자리 증가분도 130만개에 이르러 반세기만의 최저 실업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올해 5월 제조업 일자리 증가는 3천개에 머물러 작년과 비교할 때 초라했다.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미국 산업생산은 아예 감소를 기록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이 발표한 지난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2009년 9월 이후 최저였다.

IHS마킷의 수석 기업 이코노미스트인 크리스 윌리엄슨은 "급격한 둔화"라며 "기업들이 직원채용과 장비구매에 더 머뭇거린다"고 말했다.이 같은 현상은 자동차 제작사, 건설업의 경기가 식은 데 따른 전후방 효과로 관측되고 있다.

미국 가계와 기업이 승용차, 트럭, 트랙터를 덜 사고 건물을 덜 지으면서 바퀴, 철강부품, 세탁기, 도료 등의 수요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농기구 업체 디어앤드컴퍼니, 자동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 사무·의료·보안제품 업체 쓰리엠(3M) 등은 생산이 줄어 사람을 덜 뽑거나 자르고 있다.제조업계는 여기에다가 무역 전쟁과 달러 강세라는 외풍까지 정면으로 맞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주요 교역 상대국들과의 관세전쟁은 수출을 저해하는 요인이다.

달러 가치가 다른 통화보다 치솟아 미국 제품의 수출 경쟁력도 떨어지고 있다.

구리 제조업체 리비어코퍼프로덕츠의 브라이언 오쇼니시 회장은 "생존하려고 싸운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작년에 미국이 예상을 깨고 2.9%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데에는 제조업 호황이 한몫을 했다.

미국 상무부의 경제분석국에 따르면 제조업은 미국 GDP의 11%를 차지한다.

그만큼 제조업 경기둔화는 미국의 전반적인 경제 성장세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WSJ은 "이미 성장세 둔화가 예상되는 미국 경제가 추가 압박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다수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2.5%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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