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추럴 와인을 아시나요…"인위적 첨가물 없이 자연 발효"

포도·효모 찌꺼기 걸러주는
필터링 공정도 거치지 않아
식초 버금가는 짜릿한 신맛 일품
와인 하면 레드, 화이트, 스파클링만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최근엔 ‘내추럴 와인’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내추럴 와인은 각종 인위적인 첨가물을 넣지 않고 자연 발효해 만든 천연 와인을 말한다. 포도, 효모 찌꺼기를 걸러주는 필터링 공정도 거치지 않는다. 식초에 버금가는 짜릿한 신맛이 나는 게 특징이다.

내추럴 와인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곳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경기 성남에 있는 ‘비노스앤’이 대표적이다. 이곳은 내추럴 와인 전문숍으로는 국내에서 가장 먼저 알려진 곳이다. 내추럴 와인과 관련된 행사와 시음회도 자주 연다.서울 연희동에 있는 ‘비노테카’는 작은 골목 주택가에 숨어 있는 와인숍이다. 내추럴 와인, 유기농 와인, 비오디나미 와인을 전문으로 취급한다. 총 100~150종의 와인을 판매한다. 이 중 내추럴 와인이 전체의 70%를 차지한다. 지방에서도 내추럴 와인을 선보이는 곳이 있다. 전북 전주에 있는 ‘꺄브뱅베’에는 서울에서도 구하기 힘든 내추럴 와인이 가득 차 있어 마니아층이 많이 찾는다.

신세계 L&B에서 운영하는 주류전문매장 ‘와인앤모어’는 12곳의 수입회사로부터 100여 종의 내추럴 와인을 들여왔다. 신세계 L&B는 입문자를 위한 내추럴 와인으로 ‘임부코 슈냉 블랑’(사진 왼쪽)과 ‘엑스트라 리브르’(오른쪽)를 추천했다. 임부코 슈냉 블랑은 산뜻한 맛이 특징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화이트 와인이다. 엑스트라 리브르는 프랑스의 와인전문지에서 ‘내추럴 와인의 롤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는 제품이다. 모두 2만~3만원대다.내추럴 와인과 음식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명소도 곳곳에 있다. 서울 회현동에 있는 ‘피크닉’ 1층은 낮에는 카페였다가 오후 6시부터 내추럴 와인 바 ‘바 피크닉’으로 변신한다. 와인 초보는 물론 애호가도 두루 찾아오는 곳이다.

서울 녹사평에 자리잡은 ‘슬록’은 내추럴 와인 전문 바다. 슬록은 네덜란드어로 ‘꿀꺽꿀꺽 마시기’라는 의미다. 원목 테이블과 의자 등 깔끔한 인테리어가 편안함을 준다. 내추럴 와인 3종을 묶어 잔술로 판매하는 ‘오늘의 석 잔 세트’를 고르면 메뉴 고민을 덜 수 있다. 블루치즈 메시포테이토, 광둥식 딤섬 등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는 안주도 20종가량 준비돼 있다.서울 성수동을 방문한다면 간판 없는 가게 ‘TBD’를 추천할 만하다. ‘아주 좋은 식사’라는 의미의 ‘Trs Bon Diner’의 약자를 따 이름을 지었다. 시원하게 뚫린 통유리 너머로 ‘TBD’라 적힌 발판을 발견하면 제대로 찾은 것이다. 낮에는 바게트 샌드위치와 커피를, 저녁에는 내추럴 와인과 그에 어울리는 요리류를 선보인다. 채식주의자를 위한 후무스, 가지 요리 등도 많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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