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애너다코 인수전' 옥시덴탈에 100억달러 지원사격

셰브런-애너다코 합의 흔들…옥시덴탈, 든든한 우군 확보

미국 셰일오일 업체인 애너다코(Anadarko Petroleum) 인수를 위해 셰브런과 옥시덴탈이 싸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가 옥시덴탈에 대한 지원사격에 나섰다.버크셔 해서웨이를 든든한 '우군'으로 확보하면서 옥시덴탈이 애너다코 인수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 방송 등 미국 언론들은 30일(현지시간) 버크셔 해서웨이가 옥시덴탈에 애너다코 인수를 조건으로 100억 달러(약 11조6천7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애너다코 인수전은 셰브런이 합의까지 하며 선점했었지만 옥시덴탈이 더 높은 인수가를 제시하며 판을 흔들어 놓은 상황이다.옥시덴탈이 셰브런이 제시한 330억 달러보다 더 높은 380억 달러를 인수가로 제안하자 애너다코가 셰브런과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옥시덴탈과 협상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셰브런은 인수가 지급 방식과 관련해서도 '현금 25%, 주식 75%'를 제시했지만 옥시덴탈은 '현금 50%, 주식 50%'로 현금 비율을 더 높였다.

WSJ은 버크셔 해서웨이의 옥시덴탈에 대한 100억 달러 투자에 대해 "옥시덴탈이 훨씬 덩치가 더 큰 셰브런에 맞서 싸울 더 많은 화력을 제공했다"면서 "옥시덴탈은 셰브런이 어떤 추가 인수 제안을 내놓더라도 이에 맞설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그러면서 "옥시덴탈은 이제 인수전을 선도하는 입장에 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옥시덴탈의 비키 홀루브 최고경영자(CEO)는 "이 흥미진진한 (인수) 기회에 버크셔 해서웨이의 재정적 지원을 받게 돼서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셰브런 측은 "우리의 합의가 애너다코에 최고의 가치를, 애너다코 주주들에게도 최고의 확실성을 제공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다만 애너다코-옥시덴탈간 합의가 이뤄지면 애너다코는 계약파기의 대가로 셰브런에 10억 달러를 지불해야 하며, 옥시덴탈 주주들의 승인도 얻어야 한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옥시덴탈의 우선주 10만주와 연 8%의 배당금을 받기로 했으며, 옥시덴탈의 보통주 8천만주를 주당 62.50달러에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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