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주총데이' 현대차·삼바·YG 등 300여곳 줄줄이 주총

현대차, 엘리엇 상대 완승…삼바 국민연금 반대는 '무위'
300여곳의 상장사 주총이 하루에 몰려 올해 첫 '슈퍼주총데이'로 지목돼온 22일 단연 시선을 끈 기업은 현대차,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 YG엔터테인먼트 등이었다.다만 쟁점이 있던 기업들은 현 경영진 측의 안건이 대부분 주총을 통과하는 등 특별한 이변은 없었다.

무엇보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총에서는 사측이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을 상대로 완승을 했다.

이날 오전 열린 현대차 주총에서 엘리엇이 제안한 사외이사 선임, 배당 등 안건은 모두 부결됐고 이사회측이 제안한 모두 안건이 통과됐다.예를 들어 엘리엇 측이 내놓은 주당 2만1천967원의 파격적 고배당 안건은 13.6%의 찬성표만 얻어 86%가 찬성한 이사회측 안(주당 3천원 배당)에 밀렸다.

사외이사 선임에서도 엘리엇 측이 내세운 후보는 모두 떨어졌다.

현대모비스 주총에서도 엘리엇 측이 제시한 배당 안건과 사외이사 후보는 모두 부결됐다.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지분의 40%대를 차지하는 외국인 주주들도 상당수가 엘리엇의 제안을 외면한 셈이다.

이로써 엘리엇은 작년 5월 현대차가 추진하던 지배구조 개편에 제동을 걸어 임시 주총 취소를 끌어냈지만 이번에는 완패했다.

다만 두 회사 이사회가 엘리엇 제안을 반영한 이사회 내 보수위원회와 투명경영위원회 설치 안건은 표결 없이 원안대로 승인됐다.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은 이날 주총과 이사회를 거쳐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대표이사를 맡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총에서는 국민연금의 반대의견에도 역시 재무제표 승인, 사내이사·사외이사 선임, 보수 한도 승인 등 안건이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국민연금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 분식회계로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은 점 등을 고려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했지만, 지분율에서 삼성물산(지분율 43.44%), 삼성전자(31.49%)에 크게 밀려 힘을 쓰지 못했다.
'버닝썬 사태'로 위기를 맞은 YG엔터테인먼트의 경우도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의 동생인 양민석 대표이사가 사내이사로 재선임되는 등 주총이 일사천리로 진행돼 불과 15분 만에 끝났다.

양 대표는 주총에 앞서 이번 사태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본 사안에 대해 매우 엄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관계기관에서 진행되는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YG엔터테인먼트 주총에서는 상장사가 감사·감사위원을 선임할 때 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3%룰'에 걸려 배호성 법무법인 주원 변호사의 감사 재선임안이 부결됐다.
한편 이날 YG엔터테인먼트 외에도 한국화장품, 이월드, 삼진엘앤디, 일신바이오, 크린앤사이언스, 우성사료, 에프알텍, 깨끗한나라 등의 주총에서 정족수 미달로 감사 선임 안건이 부결됐다.

또 웰크론, 엑사이엔씨 등의 주총에서는 정관 일부 개정 안건이 정족수 미달로 부결되는 등 섀도보팅 폐지로 작년부터 벌어진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작년에는 12월 결산 상장사 1천933개 중 76개사(3.9%)가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정기 주총 안건이 부결된 바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이날 309개사(코스피·코스닥 상장사 기준)가 주총을 연 것으로 집계했다.

현재 예정된 올해 주총시즌 최대의 '슈퍼 주총데이'는 오는 29일로, 한진칼 등 537곳의 주총이 몰려있다.하루에 300곳 이상이 주총을 여는 날은 328개사의 주총이 몰린 27일을 포함해 모두 사흘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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