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737 맥스8 자동항법장치 작동후 기수 저절로 내려갔다"

美 조종사 2명, 지난해 NASA에 '자동 기수 내림' 보고
잇단 추락사고로 보잉사의 '737 맥스8' 기종에 대한 운항중지 조처가 잇따르는 가운데, 이 기종을 경험한 복수의 미국 조종사가 자동항법장치 작동 중 기수가 저절로 내려가는 현상을 경험한 적이 있다는 보도가 나와 관심을 끈다.13일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미 항공우주국(NASA)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항공기 안전 보고서 중에는 최소 2건의 737 맥스8 기종 관련 '자동 기수 내림'(nose down) 불만이 있었다.

이 보고서들은 조종사가 자발적으로 제출한 것으로, 보고자의 신상과 소속 항공사 사고 위치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한 보고서에서는 기장이 자동항법장치(autopilot)를 작동한 직후 부기장이 '하강한다'고 외치고, 이어 기체의 지상접근을 알리는 음성 경보인 '돈 싱크, 돈 싱크'(Don't Sink, Don't Sink·하강하지 말라)가 울렸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이에 따라 기장은 즉시 자동항법장치를 끄고 고도를 끌어올렸다고 통신은 전했다.

해당 기장은 "부기장과 나는 맥스 8 기종의 기수 내림 현상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추측은 자동항법장치를 압도하는 대기속도(기체와 주위 공기의 상대속도) 변동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보고서를 작성한 부조종사는 자동항법장치를 작동한 이후 기수가 갑자기 아래쪽으로 향하고 항공기가 분당 1천200∼1천500 피트 정도 내려가는 현상을 경험했다고 썼다.또 다른 비행에서도 '저고도 경보'가 울려 기장이 자동항법장치를 끄자 기체가 상승하기 시작했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이 조종사는 "추후에 이 문제에 대해 논의했지만, 그렇게 심한 기수 내림 현상의 이유는 추측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737 맥스는 보잉사의 신형기로, 5개월 만에 두 차례나 탑승자 전원이 사망하는 추락사고가 발생해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지난 10일 에티오피아항공 소속 737 맥스 기종의 여객기가 추락해 탑승자 157명이 모두 사망했고, 앞서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의 저가항공사 라이온 에어 소속 여객기가 추락해 189명이 숨졌다.

그러나 아직 해당 기종의 추락사고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 기종은 2017년 취항을 시작했으며 현재 전 세계 59개 항공사에서 387대가 운항 중이었는데, 에티오피아항공 소속 여객기 추락 이후 40여 개국이 해당 기종의 운행 중지 조처를 내렸다.

미국의 주요 항공사 중에서는 아메리칸항공과 사우스웨스트항공이 737 맥스 8을, 유나이티드항공은 이보다 조금 큰 737 맥스 9 기종을 운용 중이다.이들 항공사는 해당 항공기의 안전을 보증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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