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행사된 '백악관 방문'…갈라지는 보스턴 선수들

마르티네스 참석, 베츠는 불참…코라 감독은 모호
NBA 골든스테이트는 트럼프 대신 오바마 예방
미국 4대 프로스포츠 우승팀의 백악관 방문은 스포츠계의 영광스러운 자리였다.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에는 선수들 사이에 불편한 행사가 되고 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우승팀 보스턴 레드삭스는 백악관 방문을 둘러싸고 선수들의 입장이 나뉘고 있다.

보스턴의 주축 타자인 J.D. 마르티네스는 18일(한국시간) "백악관을 방문하는 것은 영광"이라며 "백악관은 아무나 갈 수 있는 곳이 아니어서 기대된다"고 말했다.하지만 보스턴 최고 스타이자 지난해 MVP 무키 베츠는 이미 불참 의사를 밝혔고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MVP 재키 브래들리 주니어 역시 불참할 예정이다.

유격수 산더르 보하츠와 3루수 에두아르두 누녜스도 백악관 방문을 망설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스턴 구단의 백악관 방문은 당초 2월로 예정됐다가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인해 5월로 연기된 상태다.보스턴 구단은 백악관 초청에 응했지만, 참석 여부는 선수들의 자율에 맡긴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푸에르토리코 출신인 알렉스 코라 감독의 참석 여부와 그가 어떤 말을 할지도 초미의 관심으로 떠올라 구단이 긴장하고 있다.

코라 감독은 지난해 허리케인으로 3천여명이 사망한 푸에르토리코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피해 상황을 축소 발언하자 크게 반발한 적이 있다.코라 감독은 지난달 "(백악관 방문 시) 누구를 자극하는 말을 하지는 않겠다.

내 조국 400만 국민을 대표해서 발언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최근에는 방문 여부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스포츠계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백인 우월주의가 강조되자 잇따라 반발하고 있다.
프로풋볼(NFL)에서는 경기 전 국가 연주 때 흑인 선수 중심으로 항의성 '무릎 꿇기'가 펼쳐져 큰 논란이 일었다.

2017-2018 프로농구(NBA) 우승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지난달 백악관 방문 대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예방하기도 했다.보스턴은 백악관 방문을 놓고 선수들의 피부색에 따라 입장이 갈리고 있지만 서로 논쟁하지 않는다는 점은 다행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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