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비싸도 잘 팔리는 일본 소형가전…비결은 "보는 즐거움"

발뮤다 '공기청정기' 출시
국내 제품 대비 2배 비싼 가격
"제품 아닌 경험 제공하는데 집중"
"우리는 제품을 팔지 않는다. 경험을 제공한다."

일본 생활가전 기업 발뮤다가 12일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에서 신제품 간담회를 진행했다. 발뮤다가 국내에서 신제품을 발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테라오 겐 발뮤다 대표(CEO)가 직접 나섰다.발뮤다는 2003년 테라오 겐이 설립한 일본 생활가전 브랜드로 한국에는 2012년 진출했다. 죽은 빵도 살리는 토스터, 강남 선풍기로 불리는 그린팬S, 아름다운 전기 주전자 더 팟 등이 대표적인 제품이다.

이날 발뮤다는 '발뮤다 더 퓨어' 공기청정기를 선보였다. 2013년 출시된 공기청정기 '에어엔진'의 새로운 라인업이다. 항공기 제트 엔진 기술을 응용해 청정된 공기를 빠르게 순환시키고 트루 헤파 필터를 통해 초미세먼지를 99.97% 잡아준다. 제품 하단에 공기 흡입구 겸 무드등을 적용해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완성했다. 청정면적은 60㎡으로 출고가는 74만9000원. 비슷한 성능의 국산 제품 보다 2배 가량 비싸다.

이날 발뮤다는 공기청정기의 다양한 기능을 자랑하지 않았다. 대신 소비자가 제품을 보는 즐거움과 디자인을 강조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10만원짜리 샤오미 공기청정기 대신 70만원대의 발뮤다 공기청정기를 사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 것이다.일본 소형가전은 실내 인테리어를 해치지 않는 깔끔한 디자인에 특화된 기능이 합쳐져 인기를 끌고 있다. 비싼 가격도 문제되지 않는다. 프리미엄 전략을 유지하고 있어 중국발 가성비 경쟁에서도 자유롭다.

이에 맞춰 발뮤다의 국내 매출은 매년 2배 가량 성장하고 있다. 제품이 아닌 경험을 제공하는 발뮤다 철학이 소비자들을 매혹시켰다. 포화상태인 생활가전 시장에서 꾸준히 성장하기 위해 기능 보다 제품을 통한 경험에 집중해야 한다고 판단한 결과다.

테라오 겐 대표는 "과거 일본에는 많은 가전 업체들이 있었지만 최근 10년간 대부분이 사라졌다"며 "과거엔 기술이 제품을 선택하는 기준이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가격은 하락했고 그만큼 기업은 이익을 내기 어려워졌다. 제품이 아닌 경험에 답이 있다. 멋진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시장 상황은 만만치 않다.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은 지난해 250만대 시장으로 급증했지만 그만큼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10만원대 중국산부터 100만원대 프리미엄까지 제품 종류만 수 백가지다. 테라오 겐 대표는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한다. 고객의 기쁨과 즐거움만 생각하고 있다. 경쟁사는 우리의 관심이 아니다"며 "한국 소비자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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