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상한 英 메이…EU에 브렉시트 재협상 퇴짜 맞아

이달 중 '노딜' 방지책 다시 논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방안을 둘러싼 영국과 유럽연합(EU) 간 논의가 지루한 제자리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다음달 29일로 예정된 브렉시트 시한은 5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7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만나 양측이 도출한 브렉시트 합의안 내용 중 백스톱(안전장치) 조항에 대해 재협상할 것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두 정상은 이날 회담 후 발표문을 통해 “EU 회원국들이 재협상은 하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밝혔다”고 했다.융커 위원장은 다만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를 막기 위한 추가 논의 가능성은 열어뒀다. 그는 “영국과 EU가 합의한 미래 관계에 대한 정치선언문 내용을 수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합의안 내용은 그대로 두면서 안전장치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영국과 EU는 지난해 11월 브렉시트 이후 양측 간 관계의 큰 틀을 그리는 ‘미래 관계에 대한 정치선언’에 서명했다. 두 정상은 이달 논의를 다시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영국과 EU는 아일랜드와 영국령인 북아일랜드 간 하드보더(국경 통과 시 통행·통관 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를 피하기 위한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영국 전체를 일정 기간 EU 관세동맹에 잔류시키는 안전장치에 합의했다. 하지만 강경 브렉시트파가 반발하면서 합의안은 영국 하원에서 부결됐다. 백스톱이 가동되면 영국이 일방적으로 협정을 종료할 수 없어 관세동맹에 남아야 한다는 불만 때문이었다. 영국 중앙은행은 이날 영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1.2%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11월 전망치인 1.7%보다 대폭 하향 조정한 것이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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