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호수 - 문태준(1970~)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다시 1월입니다. 당신의 호수를 한 바퀴 돌아 와서 다시 또 한 바퀴 시작하려 합니다. 열두 달을 돌아와 다시 열두 달을 받아든 마음으로 생각합니다. 삶을 사랑하는 일에 무슨 끝이 있나요. 겨울 호수는 꽁꽁 얼어붙었을 때조차 살아 움직이고 있습니다. 얼어붙은 수면 아래 연약한 잔물결이 일고 있습니다. 그 미로를 어루만지며 ‘나’는 살아있습니다. 당신을 맴돌고 있는 ‘나’로 인해 ‘나의 당신’은 살아있습니다. 당신의 호수엔 어떤 것들이 꿈틀거립니까? 나의 호수엔 물오리들이 물고 온 물빛이 가득합니다.

이소연 < 시인(2014 한경 신춘문예 당선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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