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기후변화 위험 평가절하하려 사우디·러시아와 의기투합"

기후변화 경고한 유엔 보고서 관련 언급 약화해야 한다고 제안
미국이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와 손을 잡고 기후변화의 위험을 경고하는 국제기구 보고서 표현을 문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CNN 방송에 따르면 8일 밤 폴란드에서 열린 제24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4) 도중 미국은 러시아, 사우디, 쿠웨이트와 함께 기후변화에 관한 보고서 표현에 이의를 제기했다.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이 보고서에서 재앙적 수준의 지구 온난화를 피하려면 "사회의 모든 측면에서 빠르고, 영향력이 크며, 전례 없는 변화에 나서야 한다"면서 10년 안에 탄소배출을 절반 가까이 줄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보고서 결과를 받아들이는 합의가 이뤄질 예정이었지만, 미국 등 4개국은 보고서에 관한 언급을 약화해야 한다는 제안을 했다고 WP가 보도했다.기후변화 보고서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석탄 화력발전과 석유 탐사에 적극적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평소 시각과 일치한다고 외신들은 평가했다.

2주 동안 열리는 이번 COP24에도 미국은 고위 관료를 보내지 않고 실무급 관리들과 상원 및 업계 대표단만 파견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변화로 인해 초래될 엄청난 피해를 경고한 미 연방정부의 '기후변화 보고서'에 대해서도 지난달 26일 기자들과 만나 "나는 그걸 믿지 않는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보인 바 있다.지난 1일 막을 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는 미국을 제외한 19개국 정상들이 지구 온난화에 대한 대처 약속을 재확인하는 코뮈니케에 서명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코뮈니케에 미국의 반대 입장과 2015년 파리 기후변화협정 탈퇴 사실을 언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트럼프 행정부는 조만간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때 도입된 탄소 배출에 관한 규제를 완화할 예정이라고 CNN이 보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