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브렉시트 합의안 비판…"이대로면 美英 무역에 타격"

양국 무역협정 난망 시사…英의회비준 추진 메이 총리에 타격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과 유럽연합(EU)의 브렉시트 합의안이 그대로 시행되면 미국과 영국의 교역에 해가 될 수 있다며 양국 간 무역협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내비쳤다.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EU에는 훌륭한 합의인 것 같다"며 "당장 이 합의안을 보면 그들(영국)이 우리와 무역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르고 이건 좋은 일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와 가디언이 보도했다.

그는 이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를 거론하며 "총리가 진심은 아닐 것"이라며 "그에 대해 무언가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브렉시트 합의안으로 미국과 영국이 추진하는 양자 무역협정이 더 어려워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영국 대중지 선과 한 인터뷰에서도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계획안이 미·영 무역협정에 대한 기대감에 심각한 손상이 될 수 있다고 직격탄을 날린 바 있다.

메이 총리가 바로 전날 EU와 브렉시트 협상을 공식적으로 마무리하고도 영국 의회 내 격렬한 반대에 부딪힌 와중에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메이 총리의 입지를 더욱 어렵게 만들 것으로 전망된다.

메이 총리가 그동안 브렉시트 추진 과정에 미국과의 자유무역 합의 가능성을 브렉시트의 장점 중 하나로 꼽아왔기 때문이다.영국 하원은 닷새간의 토론을 거쳐 내달 11일 브렉시트 합의안 표결에 나선다.

브렉시트 합의안에 영국의 자유가 충분히 보장되지 않았다고 보는 보수당 평의원 89명이 격한 반대를 표시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우리가 EU와 합의한 정치적 선언은 영국이 미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과 무역 합의에 서명할 수 있도록 독립적인 무역정책을 갖게 될 것임을 아주 분명히 보여준다"고 말했다.이 대변인은 이어 "우리는 이제까지 5차례 만난 공동 워킹그룹을 통해 미국과 야심 찬 협정을 위한 기초작업을 이미 해오고 있다"며 "(로버트 라이트하이저)미국 무역대표 역시 장래 영·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여론 청취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의 브렉시트 합의안으로는 브렉시트가 이행되는 내년 3월 말부터 21개월간으로 정해진 전환기에는 영국은 독립적인 무역정책을 추진할 수 없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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