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내우외환'…경기도정 운영 '빨간불'

밖으론 '혜경궁 김씨' 악재·야당 파상공세 부담
안으론 `우군' 경기도의회 행정감사 증인 압박
李측 "일로 승부거는 정공법으로 위기 극복"

경찰이 19일 이른바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주를 이재명 경기지사의 배우자 김혜경 씨로 결론짓고 검찰에 송치하자 이 지사는 도정에 전념하는 방식으로 응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지사는 이날 입장발표에서 "저열한 정치공세의 목표는 이재명으로 하여금 일을 못 하게 하는 것"이라며 "그래서 지금보다도 더 도정에 집중해서 도정 성과로 저열한 정치공세에 답을 해드리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도청 직원들은 이 지사가 '자신과 경찰 가운데 누구의 주장에 공감하느냐'고 물은 네티즌 설문조사에서 80% 이상이 경찰에 공감한다고 답한 것을 주요 화제로 올리는 등 종일 술렁였다.

특히 지난 1일 경찰이 '친형 강제입원' 등 3가지 혐의를 적용,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던 때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며 측근들마저 당혹해 하는 모습이 역력하다.이 지사가 도정 성과로 난국을 타개하겠다고 했지만, 주변 상황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도지사 취임 이후 최대위기라는 말까지 나온다.

일단 야당들이 파상공세에 나서고 있다.야 3당은 "혜경궁 김씨 공방을 지켜본 국민은 정치인의 거짓 해명에 다시 한 번 허탈감을 느꼈을 것이다.

이 지사 사죄하고 스스로 거취를 정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최소한의 도리다"라며 맹공을 퍼붓고 있다.

이 지사가 소속된 민주당과 정의당은 검찰수사를 지켜보자는 신중한 입장이고, 청와대는 당에서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경기도는 올해 SOC 등 국비 확보 목표액을 12조5천억원으로 정해 정치권과 국회에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날 이화영 평화부지사가 국회를 방문하데 이어 이 지사도 20일 국회 철도정책 세미나 참석을 전후해 예결위 위원들을 찾아 협조를 당부할 계획인데 혜경궁 김씨 사건이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지사의 우군으로 협치를 약속한 경기도의회는 행정사무감사에 이 지사를 증인석에 세워 도정 실책에 대해 따져 물을 기세다.

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는 '100억원 미만 공공건설공사의 표준시장단가 확대 적용' 논란과 관련해 이 지사를 23일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채택한 상태다.

표준시장단가 확대 적용으로 관급공사 거품을 없애겠다며 이 지사가 건설업계와 일전을 예고한 바 있는데 도의회가 건설업계의 편에 서는 양상이다.

도의회 민주당 대표단은 지난 15일 "민선 7기 새로 임명된 도 산하기관 대표들의 전문성 결여 및 자질 부족, 기관 대표 부재에 따른 공직기강 해이로 도의회 상임위원회 행정사무감사가 곳곳에서 파행하고 있다"며 집행부의 사과와 개선을 요구하기도 했다.

앞서 도의회 여성가족교육협력위는 이 지사가 의회를 경시해 행정감사를 1주일 남겨둔 시점에 한선재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장을 선임했다며 지난 13일 도평생교육진흥원에 대한 행정감사를 중단한 바 있다.

경기도청 직원들 사이에도 이 지사 취임 초기와는 다른 분위기가 읽힌다.

지난 1일 오전 9시 경기도북부청사 평화누리홀에서 열린 월례조회에는 앞쪽에 빈자리가 많이 눈에 띄어 이 지사가 업무 담당자를 질책하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기도 했다.

대내외적인 악재에 둘러싸였지만, 이 지사 측은 성남시장 시절부터 다져온 맷집으로 이번 위기 상황도 도정 성과로 헤쳐나갈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이 지사의 한 측근은 "성남시장 시절 청소업체 특혜선정 의혹, 보수단체의 공직선거법 고발 등으로 2차례에 걸쳐 이 지사가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당시에도 일로 승부를 걸며 여론의 지지를 얻어 의혹들을 떨쳐왔다"고 말했다.이 측근은 "직무에 충실히 하는 정공법으로 이 지사가 항상 위기를 극복한 만큼 이번에도 바닥 민심을 바탕으로 이겨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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