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셴룽 "亞, 중국이냐 미국이냐 선택 강요받아"

SCMP "아시아 정상들 마음 대변"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사진)가 “아시아 국가들이 ‘중국이냐 미국이냐’의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며 미·중 양국을 모두 비판했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리 총리는 전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 폐막 연설을 통해 “우리는 누구의 편도 들고 싶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때로는 미국 편에, 때로는 중국 편에 설 수 있어야 한다”며 “한쪽 편을 들도록 강요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강조했다.리 총리의 발언은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 형식으로 패권 다툼을 벌이면서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보는 아시아 각국 정상의 마음을 대변해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CMP는 “리 총리가 미국과 중국의 패권 추구로 아시아 국가들이 힘들어하고 있는 만큼 양국이 이를 자제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직접 전달했다”며 “이를 통해 아시아 정상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을 앞세워 아시아 각 지역에서 영향력을 넓혀가자 반세기 넘게 태평양을 지배했던 미국은 새로운 인도·태평양 전략을 통해 본격 견제하기 시작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남중국해 등에서 중국의 부상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항공모함이 계속해서 남중국해 등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중국 대표로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한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미국의 행보가 아시아 지역의 안정만 해친다고 비판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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