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 높이는 스마트産團 구축…제조업 혁신성장 이끌어야"

스페셜 리포트

산단公·한양대·독일 프리드리히나우만재단 공동
'4차 산업혁명과 스마트산업단지 글로벌 세미나'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황규연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왼쪽 두 번째)이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과 스마트산업단지 글로벌 국제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낙훈 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산업단지 및 단지 입주 기업의 경쟁력 향상 방안을 논의하는 세미나가 열렸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지난 9일 서울 을지로 프레지던트호텔에서 ‘4차 산업혁명과 스마트산업단지 글로벌 국제세미나’를 열었다.

한양대 및 독일 프리드리히나우만재단과 공동으로 연 이번 행사에서 크리스티안 블로프너 프라운호퍼공장자동화연구소 국제연구본부장이 ‘디지털 변화시대 기업경쟁력 강화전략’, 문문철 산단공 스마트산업단지 추진팀장은 ‘스마트산업단지 비전 및 전략’에 대해 각각 발표했다. 아울러 글로벌 시험인증기관인 티유브이 슈드(TUV SUD)의 헬게 크노베 한국기업지원본부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업혁신전략’을 소개했다.

황규연 산단공 이사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제조업 생산의 70%, 수출의 80%를 각각 담당하는 산업단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혁신성장동력 분야별 교육을 통해 1년간 강연을 진행한 데 이어 이번엔 외국 전문가를 초청해 폭넓은 주제를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산업단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4차 산업혁명을 어떻게 스마트산업단지에 접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행사였다”고 덧붙였다. 발표내용을 요약 정리한다.

크리스티안 블로프너 프라운호퍼공장자동화硏 본부장
디지털 변화시대 기업경쟁력 강화전략
기능·부서 간 장벽 허무는 디지털 혁신전략 세워야

‘4차 산업혁명(인더스트리 4.0)’의 가장 큰 핵심은 모든 것이 연결된다는 점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기업이 자신의 비즈니스에 대해 ‘시스템적인 관점’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기능과 부서 간의 장벽을 뛰어넘어야 한다. 생산-정보기술(IT)-조직이 따로 놀아선 안 되고,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한다.

어떤 한 분야만을 성공시키려면 굳이 디지털화를 할 필요가 없다. 디지털 생산은 적절한 사람이 적절한 기능을 갖고 적합한 정보기술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4차 산업혁명을 잘 구현하고 있는 공장 사례가 있다.독일의 피닉스컨택트는 산업자동화 부문에 고객 중심의 디지털트윈시스템을 활용해 생산시간을 30% 줄이고 있다. 독일 바이엘의 이탈리아 제약공장은 생산성 향상을 위해 데이터를 잘 활용하고 있다. 프랑스의 슈나이더일렉트릭은 생산·보수·에너지 사용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게 시각화해 스마트하면서도 통합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독일의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기대효과를 보면 제조업 전반의 생산성은 약 18%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기계 전기 화학 등 개별 산업 중엔 이보다 성과가 더 높아 생산성이 30%까지 올라가는 분야도 있을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중 하나인 ‘디지털 전환’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다. 시장에 혁신을 가져오는 것이다. 또 디지털 전략은 기업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비즈니스 모델은 기업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실행자는 무엇을 통해 디지털 전환을 해야 하는지 나타낸다.

디지털 혁신은 기업의 전략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는다. 중앙집권적인 경영, 부서 간 장벽, 장기계획, 상의하달식 의사결정 등과 같은 전통적인 전략에서 벗어나 지속적인 고객과의 피드백을 통해 신속하고 유연하게 의사결정을 하도록 만든다. 이는 불확실한 경영환경에서 필요한 것들이다.4차 산업혁명 시대엔 비즈니스 모델을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 예컨대 롤스로이스는 항공기엔진을 파는 대신 항공기 이동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바꿀 수 있다. 장난감업체 틴커토이즈는 6세 이상의 어린이들이 바이오플라스틱과 3D(3차원)프린터를 이용해 맞춤형 장난감을 제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비누와 종이타월 공급업체인 하글라이트너는 데이터를 활용해 공공위생시설에서 필요로 하는 모든 서비스용품을 공급하는 업체로 변신하고 있다.

문문철 산단공 스마트산업단지 추진팀장
스마트산업단지 비전 및 전략
청년들이 일하기 즐거운 스마트 産團 구축 나서

최근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초지능 AI, 초연결(IoT), 빅데이터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이 제조업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산업단지는 1960년대 이후 국가경제 성장을 이끌어온 생산거점이다. 하지만 최근 생산성 감소, 경쟁력 약화 등 한계에 직면해 제조혁신을 선도할 새로운 모멘텀 마련이 시급하다. 4차 산업혁명 추진에 따른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에 신속하게 적응하고 성장 잠재력을 강화할 수 있는 새로운 산업단지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스마트산업단지는 ICT 기반의 지능화 서비스를 활용해 산업단지의 고질적인 내재문제를 해결하고, 첨단 신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혁신적 입지여건과 지원 프로그램이 결합된 산업단지를 뜻한다. 여기에 투입되는 요소 및 기술로는 AI, 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 스마트그리드, 5G(5세대), 스마트시티 등을 들 수 있다.

이를 토대로 스마트공장, 빅데이터 지원센터, 지능형 인프라, 스마트 교통체계, 스마트 에너지, 스마트 플랫폼, 스마트 디자인 등의 결과물을 산출할 수 있다.

스마트산단의 비전은 젊고 활력 넘치는 혁신성장의 공간을 구현하는 일이다. 기업의 혁신성장 실현과 산업단지 내재문제 해결을 위해 산단공은 3대 전략을 수립 중이다. 기업의 혁신성장 지원을 통한 ‘경쟁력 높은 산업단지’, 산업단지의 문제 공동 해결을 위한 ‘상생협력 산업단지’, 젊은 층이 선호하고 소통하는 ‘일자리 중심 산업단지’가 바로 그것이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3단계 추진방안을 짜고 있다. 우선 올해와 내년은 시범단계다. 운영모델을 수립하고 산단의 구체적인 스마트전략을 세워 전문인력을 양성한다. 2020~2022년은 실증단계다. 운영 플랫폼을 표준화하고 신산업 실험실을 운영하며 스마트 인프라를 실증한다.

2022년 이후는 확산단계다. 전국 산업단지가 대상이다. 스마트 혁신기업의 성장을 이루고 스마트산단을 네트워크화한다. 이 단계에선 스마트산단 모델 자체를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헬게 크노베 티유브이 슈드 본부장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업혁신전략
'인더스트리 4.0' 성숙도, 디지털 전환에 도움

독일 뮌헨에 본사를 두고 1866년 설립된 TUV SUD는 단순한 시험, 검사 혹은 인증 기관이 아니다. 종합적인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 서비스기업이다.

TUV SUD는 세계적으로 1000여 곳에 있고 연간 매출은 24억유로에 이른다. 전체 매출의 42%를 해외에서 올리고 있다. 약 2만4000명의 종업원이 활동하고 있다.

TUV SUD는 제품 시험 인증 및 경영 시스템 인증을 비롯해 산업 검사 및 관련 보고서, 교육 및 세미나, 전문 지식 및 정보 제공 서비스 등을 한다.

이들 서비스를 전기 및 전자, 통신, 의료기기, 자동차, 철도, 승강기, 놀이공원 및 놀이기구, 원자력발전소, 각종 플랜트 등 다양한 분야에 제공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계기로 디지털화가 중요해짐에 따라 TUV SUD는 디지털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기업이 디지털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늘리고 발생 가능한 위험을 최소화하도록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통해 제품의 상용화와 양산에 문제가 없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TUV SUD는 독일공학한림원(Acatech) 및 협력기관과 공동으로 ‘인더스트리 4.0’의 성숙도지수를 만들었다. 싱가포르에 디지털서비스센터를 세웠고 그 지수와 관련된 파트너네트워크를 결성했다.제조업체들이 그 지수를 바탕으로 디지털 전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업이다.지수의 항목에는 ‘인더스트리 4.0’은 무엇이고, 이를 도입할 경우 회사가 얻는 가시적인 혜택이 무엇인지도 포함하고 있다.

또 조직과 제조시설의 ‘인더스트리 4.0’ 성숙도는 어느 정도인지, 회사가 목표를 향해 전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담고 있다. 이는 디지털 전환 전략을 짜고 실행 로드맵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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