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백혈병' 중재안 무조건 수용한다

1년이상 근로 후 질병 얻은 전원 피해보상
삼성전자는 7월 24일 서울 서대문구 법무법인 지평 대회의실에서 반도체 백혈병 피해자 모임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과 조정위 제삼자 대표 간 2차 중재 합의서에 서명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백혈병' 관련 피해보상 최종 중재안을 무조건 수용키로 했다.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는 1일 오후 최종 중재판정을 내리고, 삼성전자와 ‘백혈병 피해자를 대변하는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에 각각 중재판정서를 전달했다.조정위는 1984년 5월 17일~2028년 10월 31일까지 반도체 및 액정표시장치(LCD) 생산라인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에 걸린 피해자에게 삼성전자가 최대 1억5000만원을 보상하도록 판정했다. 보상 기준일은 삼성 반도체 최초 생산시설인 기흥사업장 1라인이 준공된 날이다. 2028년 이후의 보상 기간은 앞으로 10년 뒤 별도로 정한다.

비호킨림프종 뇌종양 다발성골수종은 1억3500만원, 희소질환과 자녀 질환은 최초 진단비 500만원과 완치 시까지 매년 최대 300만원을 지원해야 한다. 이외에 유산과 사산을 포함해 질병 종류별로 보상금이 세분됐다. 개인별 보상액 산정 및 지급은 별도의 독립적인 제3의 기관이 맡는다. 반올림 소속 피해자 53명은 기존 삼성전자의 자체 보상 규정과 중재판정 중 유리한 쪽을 선택할 수 있다.

중재판정에 따라 삼성전자 대표이사는 이달 내 피해자 및 가족을 초청해 기자회견 등의 공개방식으로 사과문을 낭독해야 한다. 삼성전자 대표이사 가운데 반도체 부문을 이끄는 김기남 사장이 사과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회사 홈페이지에 사과의 주요 내용과 이 중재판정에 따른 지원보상 안내문도 게재해야 한다.조정위는 “반도체 및 LCD 작업환경과 질병의 인과 관계에서 어느 정도 불확실성이 있다는 점을 전제로 했다"며 "피해 구제가 최우선이라 개인별 보상액은 낮추되 피해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최대한 포함하기 위해 보상범위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7월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조정위 중재안을 무조건 수용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르면 이달 내 세부 조율을 마치고 최종 보상 방안 등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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