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방위비협상 나흘째 '밀당'…총액 이견 좁힐지 주목

고위 당국자 "전략자산 전개비용 분담 불가 입장은 명확"
한미는 19일 내년 이후 적용되는 한미 제10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 체결을 위한 8차회의 나흘째 일정에 돌입했다.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장원삼 외교부 한미방위비분담협상 대표와 티모시 베츠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 대표 등 양국 대표단은 서울 한국국방연구원에서 이날 오전 총액, 협정 유효기간, 연(年) 증가율, 투명성 제고 방안 등을 놓고 협상에 들어갔다.

양측은 애초 16∼17일 이틀 일정에 필요시 연장키로 했으며, 18일에 이어 하루를 더 연장해 나흘째 마라톤협상을 이어갔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회기가 오늘 끝날지, 더 연장될지는 오늘 협의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연이어 회의 기간을 연장한데서 보듯 한미 양측은 연내 협상 타결 및 국회 비준 절차까지 마치기 위해 가급적 이번 8차 회의에서 쟁점과 관련한 절충점을 찾겠다는 기류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요구한 전략자산(핵추진 항공모함이나 원자력 잠수함, 장거리 전략 폭격기 B-1B와 B-52 등) 한반도 전개 비용 분담에 우리 정부가 불가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는 상황에서 분담금의 총액·유효기간·연 증가율 등을 놓고 양측의 입장이 조금씩 접점을 찾아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일단 전략자산 전개 비용 분담 문제에 대해 정부 고위 당국자는 "우리 측의 방침은 명확하다"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이에 따라 미국은 전략자산 전개 비용 요구를 접고, 유효기간과 투명성 제고 등 측면에서 양보하고, 한국은 총액 면에서 미국의 요구를 일정 정도 받아들이는 선에서 타협점을 찾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대북제재, 남북군사합의서, 남북 철도 연결 등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기 위한 한미 간 조율작업이 방위비 협상에도 영향을 줄 지 주목된다.

정부는 이달 말부터 공동조사를 시작으로 본격화할 남북 철도 연결 사업과 관련한 대북 제재 예외인정 등 측면에서 미국의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다.이 때문에 정부가 이러저러한 한미 협력 필요성을 고려해가며 방위비 협상에서 유연성을 보일지 아니면 두 사안을 최대한 분리하는 방향으로 대응할지 관심을 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달 24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에서 방위비 문제를 거론한 바 있으며, 이달 17일 해리 해리스 주한 미대사도 연설을 통해 방위비 분담 협상 조기 타결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11월 6일(현지시간) 미국 중간선거(상·하원 의원 및 주지사 등 선출)가 예정된 만큼 가급적 그 전에 증액 합의를 해 냄으로써 외교 성과로 내세우려 할 가능성이 없지 않아 보인다.

방위비 분담금은 주한미군 주둔 비용 중 한국이 분담하는 몫을 말한다.

주한미군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각종 미군기지 내 건설 비용, 군수 지원비 등의 명목으로 쓰이며 올해 한국 측 분담액수는 약 9천602억 원이다.한미 양국은 1991년 제1차 협정을 시작으로 총 9차례 특별협정을 맺었으며, 2014년 타결된 제9차 협정은 오는 12월 31일로 마감돼 2019년 이후 분에 대해서는 연내에 타결을 봐야 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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