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문신' vs '작전 실패'…라이더컵 단장 엇갈린 희비

단장 추천 선수 4명 성적에서도 유럽이 9.5-2로 압도
제42회 라이더컵 골프대회에서 승패가 엇갈린 유럽과 미국 대표팀 단장들의 표정도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인근에서 끝난 미국과 유럽의 남자골프 대항전 라이더컵 올해 대회는 유럽의 17.5-10.5 완승으로 끝났다.

대회 개막 전만 하더라도 미국이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참 앞선다는 평이 많았다.

무엇보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지난달 24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전성기 기량을 되찾았다는 평까지 나왔고, 올해 메이저 대회 우승자들인 패트릭 리드, 브룩스 켑카에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까지 화려한 라인업을 구성했다.여기에 베테랑 필 미컬슨과 25세 동갑으로 '차세대 기수'로 꼽히는 저스틴 토머스, 조던 스피스 '듀오'를 앞세운 미국의 우세가 예상됐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오히려 유럽이 압도했다.

물론 1997년 스페인 대회부터 20년 넘도록 유럽에서 열린 라이더컵에서 유럽이 5전 전승을 거둔 흐름이 있다고 했지만 예상 밖의 결과였다.유럽이 라이더컵에서 7점 차 이상 승리를 따낸 것은 18.5-9.5로 이긴 2006년 대회 이후 올해가 12년 만이었다.

당연히 양 팀 단장의 희비도 엇갈릴 수밖에 없었다.

먼저 승리한 유럽 단장을 맡은 토마스 비외른(47·덴마크) 단장은 우승 스코어를 문신으로 새기기로 했다며 행복한 고민을 했다.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 채널은 "유럽 선수들이 기자회견에서 '단장이 최종 점수를 문신으로 새기기로 했다'고 말하자 비외른 단장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고 보도했다.

대회 최종일 싱글 매치플레이 마지막 주자로 나선 알렉스 노렌(스웨덴)이 18번 홀에서 약 15m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1홀 차 승리를 따낸 것은 유럽 우승을 자축하는 명장면이 됐다.

골프 채널은 "이 홀에서 비겼더라면 17-11이 됐을 텐데 17.5-10.5가 되면서 문신이 차지할 면적이 더 넓어졌다"고 촌평했다.

비외른 단장은 "(여자친구인) 그레이스만 볼 수 있는 곳에 문신할까 생각 중"이라고 즐거워했다.
반면 짐 퓨릭(48) 미국 대표팀 단장은 '작전 실패'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2014년과 2016년 대회에서 4승 2무 1패를 합작한 스피스와 리드 조합을 이번 대회에서 기용하지 않은 점이 뒷말을 낳았다.

리드의 아내 저스틴의 이름으로 된 소셜 미디어 사용자가 이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닷컴이 대회장에서 리드의 아내에게 "본인이 쓴 글이 맞느냐"고 확인했으나 저스틴은 "모르겠다"고 답했다.

스피스는 이번 대회에서 토머스와 한 조로 3승 1패를 거뒀으나 리드는 우즈와 함께 두 차례 경기에서 2패만 기록했다.

퓨릭의 전략과는 무관한 것이기는 해도 스피스는 최종일 싱글 매치플레이에서 패하면서 라이더컵, 프레지던츠컵 등에서 싱글 매치플레이 통산 전적 6전 전패가 됐다.

또 단장 추천 선수의 성적에서도 유럽과 미국은 큰 격차를 보였다.

미국은 단장 추천 선수인 브라이슨 디섐보, 우즈, 미컬슨, 토니 피나우 네 명이 2승 10패에 그친 반면 유럽은 폴 케이시, 이언 폴터(이상 잉글랜드),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헨리크 스텐손(스웨덴)이 9승 1무 4패를 기록했다.특히 미국은 피나우 혼자 2승 1패로 잘 싸웠고 우즈, 미컬슨, 디섐보 등 나머지 단장 추천 선수 3명은 9전 전패로 최악의 결과를 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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