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케임브리지 AI센터 가다①] 사용자의 감정까지 읽는다

얼굴·행동 인식해 감정인식
클라우드 없는 독자 AI 구현
"보고 듣고 만지고 느끼게 할 것"
삼성전자 케임브리지 AI센터의 마야 팬틱 임페리얼 대학 교수가 지난 3일 영국 런던에서 삼성전자의 AI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미국 IT기업들이 AI(인공지능) 관련 스타트업을 인수하기 시작한 건 2011년부터다.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5년간 미국 IT기업이 인수한 AI관련 스타트업은 300개가 넘는다.

삼성전자가 AI 관련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도 이때다. 삼성전자는 제조업 중심 성장에 한계를 느꼈다. 소프트웨어 기반 없이는 글로벌 선두업체로 올라설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에 5개의 AI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22개의 해외 연구소와는 별개다. 한국(서울 우면동), 미국(실리콘밸리), 영국(케임브리지), 캐나다 (토론토), 러시아(모스크바) 등에 있는데 지난해 11월 재편된 삼성 리서치가 5개 AI 센터를 활용해 선행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만난 삼성전자 케임브리지 AI센터의 마야 팬틱 임페리얼 대학 교수는 "AI는 지난 20년간 큰 변화가 있었다. AI는 스스로 배우고 발전하는 머신러닝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보고 듣고 만지고 느끼는 게 AI의 중요한 비전이다. 데이터를 학습하고 그 결과를 배워 구체적인 액션에 돌입하는게 AI의 최종 목적"이라 말했다.

영국 케임브리지 AI센터는 감정 인식과 서버 연결 없이 제품 내 AI 구현이 가능한 'On-Device AI'를 연구하고 있다. 이 곳 핵심 멤버인 마야 교수는 얼굴과 행동을 분석해 감정인식 AI를 만드는 전문가로 유명하다. 삼성전자의 해외 AI센터들은 중복되지 않은 연구분야를 선정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 AI센터는 감정 인식을, 캐나다 토론토 AI센터는 시각인식을 주로 연구한다. 미국 실리콘밸리 AI센터는 음성 인식에 특화돼 있고, 러시아 모스크바 AI센터는 VR(가상현실)에 집중돼 있다.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모든 IoT 기기를 인공지능화 해 사용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주요 추진 방향으로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User Centric' △꾸준히 학습해 성능을 높이는 'Always Learning' △멀티 디바이스를 통해 언제든지 사용자를 지원하는 'Always There' △사용자 개입을 최소화하면서 도움을 주는 'Always Helpful' △안전과 프라이버시를 보장하는 'Always Safe' 등이 있다.

케임브리지 AI센터가 하는 가장 중요한 연구는 감정인식이다. AI는 사람의 음성과 얼굴 표정, 고개를 움직이는 정도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분석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표정은 인종, 동·서양의 문화적 차이, 연령과 성별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보다 정확한 분석을 위해 모든 데이터가 복합적으로 연동해야 하는 이유다.클라우드와 같은 서버 연결 없이 기기 내부에서 AI를 구현할 수도록 최적화하는 연구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안정 및 프라이버시를 높이기 위한 조치다. 마야 교수는 "대부분의 AI는 클라우드에서 학습되기 때문에 서버와 연결이 끊기면 무용지물"이라며 "우리는 기기 내부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최적화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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